의류제조업 '마지막 보루' 미얀마에도 인건비·임대료 폭탄?
양곤 산단 14개 업체, 2달내 폐업 예고…제조업 FDI 아직 견조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낮은 인건비로 노동집약형 산업인 의류제조·봉제업의 '최후 보루'로 불려온 미얀마에서도 인건비와 임대료 상승으로 한계 상황을 호소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현지 일간 미얀마 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양곤 주의회 재무·기획·경제위원회 소속 산다르 민 의원은 "토지 임대와 고용 비용이 늘어나면서 양곤 산업단지의 의류·봉제 분야 14개 업체가 향후 2개월 이내에 폐업을 예고했다"며 "이들 공장이 문을 닫으면 3천여 명이 실업자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규모 폐업이 미칠 영향이 큰 만큼 산업단지 입주 기업을 만나 폐업을 예고한 배경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인건비 상승을 이런 폐업 예고의 주요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미얀마 의류제조협회 민트 소에 회장은 "의류산업 투자자들이 포기하는 이유는 생산 비용 상승, 특히 인건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얀마 최저임금위원회는 올 연초 3년 만에 근로자 최저임금을 하루 3천600 차트(약 2천820원)에서 4천800 차트(약 3천760원, 시급 기준 약 470원)으로 33% 인상한 바 있다.
또 근로조건 등을 둘러싸고 최근 미얀마에서는 노사 갈등과 분쟁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민트 소에 회장은 "미얀마의 낮은 임금은 의류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이는 핵심 요인이다. 하지만 이제 임금이 올라 노동집약적인 의류·봉제 사업 투자를 재고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가파르게 치솟는 임대료도 문제로 지적됐다.
미얀마 산업근로자연맹(IWFM)의 친 자 아웅 회장은 "최근 양곤 산업단지 내 6개 업체를 방문했는데 일부 업체는 토지 임대비용이 크게 올라 공장을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의류·봉제 산업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미얀마 제조업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는 여전히 견조한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미얀마 의류제조협회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의류 공장은 모두 400곳에 이르며 이 가운데 외국인이 투자해 운영하는 곳은 170여 곳에 달한다.
미얀마에 의류·봉제 공장을 설립한 외국인 투자자의 60% 이상이 중국이며, 미얀마에서 생산된 제품은 주로 일본, 유럽연합(EU), 한국, 미국 등으로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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