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논의' 등 변호사 녹음 12개, 검찰 전달

입력 2018-07-24 09:35
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논의' 등 변호사 녹음 12개, 검찰 전달

4월 FBI가 확보, 검찰 손으로…변호사와 전직 성인모델에게 합의금 지급 논의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과 '성추문 입막음'을 논의한 대화 등을 녹음한 파일 12개가 미 연방검찰에 전달됐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12개의 파일 중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성인잡지 모델 캐런 맥두걸과의 성추문을 무마하려 돈을 지급하는 문제를 코언과 논의한 내용, 코언이 제3자에게 트럼프 대통령 문제를 언급한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코언의 대화는 대선 두 달 전인 2016년 9월에 이뤄진 것으로, 미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4월 코언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이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대화 속 주인공인 맥두걸은 2006년부터 10개월간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맺는 등 연인 관계를 유지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운동이 한창이던 2016년 8월 연예잡지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모기업인 '아메리칸 미디어'(AMI)로부터 15만 달러를 받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사에 관한 독점 보도권을 넘겼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번에 검찰이 확보한 녹음 파일은 트럼프 대통령과 코언은 다시 AMI로부터 맥두걸의 이야기에 관한 권리를 사들이는 계획을 논의하는 대화를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AMI를 거쳐 맥두걸로부터 독점 보도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성추문을 무마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AMI의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페커는 트럼프 대통령과 친구 사이이다.



대선 전 언론에서 AMI가 맥두걸에게 돈을 줬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를 부인했다. 이후에는 '코언이 단독으로 한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선을 그었다.

그러나 코언이 녹음한 파일은 일련의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정황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은 이 대화는 트럼프 타워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에서 이뤄진 것으로, 코언이 기기를 몰래 숨겨 녹음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언과 맥두걸에게 돈을 주는 문제를 상의했다고 인정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맥두걸은 연인 관계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또 실제로 돈을 건넨 일은 없었으며, 선거자금과도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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