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對이란 압박 전략은 '대북 각본' 벤치마킹"
블룸버그통신 보도…"초강경 레토릭·압박으로 새합의 견인 목표"
'고립국가 북한과 이란은 다르다' 지적도…백악관 대변인 말 아껴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對) 이란 압박 전략은 초강경의 레토릭(수사)과 최대 압박작전으로 압축되는 '대북 각본'을 벤치마킹한 것이라는 분석이 23일(현지시간) 제기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트럼프의 이란 압박 전략은 대북 각본에 의존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에게 날린 트윗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견인했고 이미 결실을 보고 있다고 자평하는 전략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보도했다.
북한에 대한 강경 압박 드라이브가 역설적으로 벼랑 끝에서 북한을 대화로 유도하는데 주효했다는 판단에서 이란에 대해서도 비슷한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이 주고받은 격한 '말 폭탄'과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거친 설전이 오버랩되는 것이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이 지난 5월 8일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선언한데 따른 대이란 제재 복원(8월 6일)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이란 간 긴장 수위는 최고조로 치닫는 양상이다.
미 행정부 관리와 분석가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집요한 압박 전술을 통해 부패와 느린 경제성장에 대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해온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 미국이 탈퇴한 이란 핵 합의를 대체할 보다 새롭고 포괄적인 협상안을 타결지으려는 셈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벌이는 '말의 전쟁'은 지렛대를 구축한 뒤 이란과의 협상에서 이를 사용할 기회를 탐색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비영리단체인 '민주주의 수호재단'의 마크 더보위치 대표는 풀이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조언해온 것으로 알려진 더보위치 대표는 "(이란) 정권이 더 불안정해질수록 미국 협상팀 입장에서는 더 많은 지렛대를 가질 수 있고 포괄적 협상에 대한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고 내다봤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수잰 멀로니 대외정책 프로그램 담당 부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사용한 전술이 성공했고 자신에게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과 폼페이오 장관,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포함한 고위 참모진들도 북한에 대한 강경한 레토릭이 엄격한 제재와 맞물려 김 위원장의 핵 포기 약속을 이끄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고 믿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강경 제재에 있어 중국과 러시아까지 포함해 국제 사회의 결속을 가져온 고립국가 북한과 이란의 사정은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북 접근법이 그대로 이란에 있어서도 통할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란의 경우 많은 나라와 거래하고 있으며, (미국이 탈퇴한) 이란 핵 합의도 (국제적으로) 여전히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 관련해 직면한 또 다른 도전은 그의 참모들조차 이란과의 새로운 합의 도달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점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 기자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공격 발언이 지난해 '화염과 분노' 발언과 유사하다며 북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도 일대일 정상회담으로 귀결될 수 있느냐고 묻자 "대통령과 행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구체적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이란의 핵무기 중단"이라며 추가 진행 상황이 있으면 알리겠다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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