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한 '대서' 전국이 찜통…영천 37.6도

입력 2018-07-23 16:28
이름값 한 '대서' 전국이 찜통…영천 37.6도

전국 낮 기온 33∼37도…강릉 아침최저 31도로 역대 최고

해수욕장 낮에 '텅텅' 밤에 '북적'…모바일 장보기 늘어

(전국종합=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절기상 1년 중 가장 덥다는 '대서(大暑)'답게 23일에도 폭염의 기세가 등등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기온은 경북 영천 37.6도를 비롯해 경주 37.5도, 대구 36.1도, 청주 35.1도, 춘천 34.8도, 광주 34.7도, 전주 33.9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33∼37도를 기록 중이다.

이날 강릉의 아침 최저 기온은 31도로 현대적인 기상관측 시스템이 도입된 이래 100여년 만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전국적으로도 20세기 초반 이래 가장 높았다.

전국을 덮친 폭염은 장마가 완전히 끝난 지난 11일 이래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평년의 7월 전국 평균 폭염 일수(하루 최고기온 33도 이상인 날)는 3.9일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1994년의 18.3일을 넘어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8월에도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무더운 날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8월의 평균 기온이 평년(24.6∼25.6도)과 비슷하거나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국에 폭염 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당분간 비 소식도 없어 일부 해안 및 산지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등 무더위가 계속되겠다"며 "밤사이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은 여름철 휴가지 풍경도 바꿔놓았다.

강릉, 삼척, 속초 등 피서객으로 북새통을 이뤄야 할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은 대낮에 텅텅 비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폭염경보 속에 발바닥이 뜨거울 정도로 백사장이 달아오르면서 대낮 해수욕을 즐기는 인파가 사라진 것이다.

대신 해가 저물고 밤이 되면 시원한 바닷바람에 몸을 식히려는 피서객이 몰려나와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외출을 자제하고 온라인으로 장을 보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모바일커머스 업체 티몬에 따르면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기 시작한 이달 13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간 티몬 슈퍼마트의 즉석·신선식품, 생필품 매출이 전달 같은 기간보다 48% 늘었다.

무더위에 간단한 식사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면서 레토르트 제품, 참치캔, 라면 등 즉석식품 매출은 142% 급증했다.

티몬 관계자는 "6월 13∼19일의 평균 최고기온은 28도이고 7월 13∼19일의 평균 최고기온은 32.8도로, 4.8도가량 차이가 난다"며 "단순 환산하면 기온이 1도 올라갈 때마다 매출이 10% 증가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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