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상 최악 폭염 기록하나…1942년 대구 40도 역대 최고기온
티베트·북태평양 고기압에 태풍 '암필'로 무더운 공기 유입
내달 1일까지 전국에 비 소식 없어…제2의 '대프리카' 나올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열흘 넘게 전국이 펄펄 끓어오르면서 올해 불볕더위가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 폭염으로 기록될지 주목된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매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4시까지 지역별 대표관측소에서 측정한 낮 최고 기온은 홍천 38.2도, 서울 38.0도, 청주 37.8도 북춘천 37.6도, 수원 37.5도, 이천 37.4도, 포항 37.2도 등이다.
대전은 36.5도, 대구 35.8도, 인천 35.2도, 울산 34.6도, 광주 34.3도, 부산 33.0도, 제주 30.8도를 기록했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가 관측한 이 날 지역별 최고 기온은 여주(흥천) 39.7도, 의왕(오전동) 39.6도, 안성(고삼) 39.5도, 서울(서초) 39.3도, 삼척(신기) 38.7도, 울진(금강송) 38.5도, 영천(신령) 38.0도, 단양(영춘) 37.9도 등이다.
'7말 8초'(7월말 8월초)가 연중 가장 더운 시기인 점을 고려해도 최근 불볕더위는 '역대급 폭염'에 해당한다.
이날 서울의 대표관측소에서 측정된 기온 38.0도는 1907년 관측 이래 서울 역대 최고 기온 5위에 해당한다. 서울이 가장 더웠던 날은 1994년 7월 24일(38.4도)이었고 이어 1994년 7월 23일(38.2도), 1943년 8월 24일(38.2도), 1939년 8월 10일(38.2도) 순이었다.
올여름에는 특히 장마가 지난 11일 유난히 일찍 끝나면서 전국이 일찌감치 폭염에 휩싸였다.
기상청 관계자는 "열기를 식힐 만한 비가 내리지 않는 가운데 티베트 고원 지역에서 데워진 고기압이 한반도까지 확장하고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까지 받으면서 한반도 상·하층이 모두 더운 공기로 채워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말인 21∼22일에는 중국 상하이 쪽으로 이동한 태풍 '암필'의 영향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돼 한증막 더위가 한층 심화했다.
문제는 이런 가마솥더위가 수그러들 기미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상청이 열흘 뒤까지 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중기예보'를 보면 8월 1일까지 전국에 비 소식이 없다.
물론 그 전에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내릴 수는 있지만, 뜨겁게 달궈진 지표면을 식힐 만한 시원한 빗줄기가 쏟아질 가능성은 작다.
일각에서는 올해가 역대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될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현대적인 기상 관측 시스템이 도입된 20세기 초 이래 전국에서 측정된 가장 높은 기온은 1942년 8월 1일 대구의 40.0도였다.
이어 1939년 7월 21일 추풍령 39.8도, 2017년 7월 13일 경주 39.7, 1942년 7월 28일 39.7도, 2016년 8월 13일 39.6도 등이었다.
최근 추세대로라면 1942년 대구 이후 역대 두 번째로 40도를 돌파하는 지역이 나올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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