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문 입막음용 합의 사전논의' 보도에 "난 잘못 없다"
FBI 압수수색 비판…코언에도 "의뢰인 녹음 상상할 수 없는 일, 불법일 것"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2016년 대선 직전 전직 성인잡지 모델과의 성 추문을 무마하기 위해 이른바 '입막음용 합의금'을 지급하는 문제를 논의한 것이 개인 변호사에 의해 녹음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입을 열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지난 대선 두 달 전에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금 지급 문제를 논의했고 이 대화를 몰래 녹음했다고 보도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이 올해 초 코언의 사무실을 압수수색을 하면서 해당 녹음테이프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정부기관이 변호사 사무실(이른 아침에)에 침입하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고 FBI의 압수수색을 비판했다.
이어 "변호사가 의뢰인과의 대화를 녹음한다는 것은 더더욱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일절 들어본 적 없고 아마 불법일 것"이라고 코언을 향해서도 비난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다행스러운 사실은 여러분이 좋아하는 대통령은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은 이번 보도에 대한 첫 반응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해당 보도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NYT가 거론한 해당 여성은 성인잡지 '플레이보이'의 모델로 활동했던 캐런 맥두걸로, 맥두걸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침묵하는 조건으로 '아메리칸 미디어'로부터 15만 달러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메리칸 미디어의 최고 경영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 측은 '변호사가 단독으로 한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선을 그었지만, 녹음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성 추문 합의 문제에 관여했다는 이야기가 돼 파장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개인 변호인이자 '해결사', '충견'으로 불려온 코언은 이달 2일 언론 인터뷰에서 "나는 가족과 국가를 최우선에 둔다"고 언급한 데 이어 4일에는 트위터의 자기 소개란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이라는 문구를 빼버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코언이 '주군'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검찰수사에 전격 협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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