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 축양 성공, 연중 공급…봄철부터 키워 비쌀 때 판다

입력 2018-07-22 08:50
낙지 축양 성공, 연중 공급…봄철부터 키워 비쌀 때 판다

해남 삼호수산, 낙지 축양 올해 3만 마리 출하 '눈길'



(해남=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전남 해남의 수산물 종묘 업체가 대규모 낙지 축양에 성공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해남군 화원면에 있는 삼호수산은 올해 3만 마리의 낙지를 3개월가량 길러 출하하는 낙지 축양에 성공했다.

삼호수산의 낙지 축양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봄철 홍수 출하된 낙지를 사들여 몇 달간 수조에서 키운 뒤 성수기인 여름철 되파는 방식이다.

낙지는 봄 낙지보다 여름 낙지가 두 배 이상 비쌀 정도로 가격의 등락 폭이 큰 수산물이다.

전남에서만 연간 1천100억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갯벌의 효자 종목이지만 지속해서 어획량이 감소하고, 수요량은 계속 늘어 9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수산관리법 개정으로 6월 21일부터 7월 20일까지 한 달간 낙지 금어기가 도입됨에 따라 이 기간 산 낙지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이 때문에 낙지 양식 및 축양 기술 개발은 낙지 연중 공급의 중요한 열쇠로 수산 관련 기관에서도 본격적인 연구에 나서고 있다.



삼호수산 오중근 대표는 봄철 사들인 낙지 공식(낙지가 서로 잡아먹는 현상)을 막기 위해 자체 개발한 케이지에 넣어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르는 수조에서 축양한다.

일반적으로 시도되는 바다에서 직접 축양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오 대표는 22일 "낙지 축양을 위해 수년간 시험한 결과 펄 물에서 생존율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정화된 깨끗한 물이 축양에 적합했다"며 "물 온도를 정확히 맞추고, 적정한 먹이를 공급하면 낙지 축양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밝혔다.

삼호수산에서는 낙지 먹이로 전복 치패를 사용하고 있다.

전복 치패가 낙지 먹이용으로 대량 공급되면 전복양식 어가의 골칫거리인 상품성 없는 작은 전복 소비에도 일석이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3개월가량 기르면 낙지 무게와 크기가 10%가량 증가한다.

4천∼5천원 하던 한 마리 가격이 2만원까지 오르기도 한다.

올봄 들여놓았던 낙지는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기도 전인데 이미 전량이 소진됐다.

오 대표는 낙지 배양장 규모가 10만 마리까지 축양 가능한 만큼 내년에는 규모를 늘려 본격적인 축양에 나설 계획이다.

오 대표는 축양기술이 완전히 정착되면 낙지 양식에도 청신호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수입산에 점령당한 낙지 시장에서 국내산 낙지 양식은 어민 소득 증가는 물론 소비자들에게는 품질 좋은 낙지를 연중 공급할 수 있는 활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 대표는 "주변국들은 이미 낙지 양식 기술 개발에 상당 부분 진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종묘, 배양, 축양까지 단계별 기술이 완성되고 있는 만큼 종합적인 양식 기술까지 발전할 수 있도록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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