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기업 개선에 우리銀 깜짝실적…은행권 이익 충당금이 관건
우리은행 2분기 충당금 전입액 감소…1분기 하나은행 사례 재연돼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김경윤 기자 = 올 상반기도 은행권 실적 경쟁에서 대손충당금이 순위를 결정짓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상반기 실적을 공시한 KB국민·우리·KEB하나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2천369억원이다. 국민은행(1조3천533억원) 보다 적고 KEB하나은행(1조1천933억원) 보다 많다. 신한은행은 아직 발표 전이다.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을 포함한 4대 시중은행 중에서도 2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신한은행이 2분기에 당기순이익 6천364억원을 거두지 않는 한 상반기 기준으로 우리은행을 넘어서기 어렵다. 신한은행 1분기 당기순이익은 6천5억원이었다.
우리은행이 1분기엔 4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저조한 실적을 냈는데 상반기 전체로는 '깜짝' 선전했다.
제충당금순전입액이 -1천51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에 견줘 3천362억원이나 개선된 덕분이다.
충당금전입액 마이너스는 충당금 환입액이 새로 쌓은 충당금보다 많아 이익에는 플러스가 됐다는 의미다.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와 STX엔진이 구조조정과 매각 등 과정을 거쳐 정상화되면서 과거 쌓았던 충당금 중 3천억원가량이 이번에 환입됐다.
충당금전입액 감소에 따른 실적 개선은 올해 1분기 하나은행에서도 있었다.
하나은행은 당시 순이익이 6천3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로 32.2%(1천539억원) 늘었다.
충당금 등 전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93.3%(3천428억원)나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분기 4대 시중은행 중 4위였던 하나은행이 올 1분기에는 2위로 치고 올라왔다.
하나은행 실적이 갑자기 좋아지자 충당금을 적게 쌓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나은행 고정이하여신(NPL) 커버리지 비율이 78.3%로, 1년 전인 91.5%에 견줘 13.2%포인트(p) 내려간 것이 이런 의구심을 키웠다.
NPL 커버리지 비율은 부실채권 대비 충당금을 얼마나 쌓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국민은행은 117.6%, 신한은행 140.0%, 우리은행은 99.9%로 다른 은행은 1분기에 NPL 커버리지 비율이 100%에 가깝거나 그 이상을 기록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보다 담보 여신 비중이 높고 합리적으로 충당금을 쌓고 있어 전입액이 적다"며 "NPL 커버리지 비율 하락은 지난해 1분기에 대우조선 출자전환으로 충당금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은행도 올 상반기에 충당금 환입 효과를 봤다.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14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993억원)에 견줘 847억원이나 줄었다.
부실채권 687억원이 회수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서 327억원이 상환된 덕분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충당금 이슈가 은행 실적을 좌우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표] 4대 시중은행 당기순이익 현황
(단위: 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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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1분기 │상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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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6,902 │13,5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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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6,005 │미공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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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5,897 │12,36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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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 │6,319 │11,9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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