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유대·이슬람식 가축 도축 규제 논란
"기절 안 시키고 도축 안돼" 일부 주에서 입법 추진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오스트리아가 동물 복지를 위해 유대교, 이슬람교 방식의 가축 도축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니더외스터라이히 주 정부의 고트프리트 발트호이즐 장관은 현지 일간 디프레스 인터뷰에서 유대인과 무슬림이 소비하는 육류를 위한 도축 사업을 등록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니더외스터라이히 주는 오스트리아 연방을 구성하는 9개 주 가운데 가장 넓고 인구도 빈 다음으로 많다.
극우 자유당 소속의 발트호이즐 장관은 가축을 기절시키지 않는 유대교, 이슬람교 도축 방식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최근 잇달아 밝혀 논쟁에 불을 댕겼다.
유대교 음식 관련 율법인 '코셔'(Kosher)'는 상처 있는 가축의 고기는 피하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축을 기절시키지 않고 도축한다. 이슬람교 할랄(Halal)식 도축도 동물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목을 자르도록 하고 있다.
발트호이즐 장관은 최근 비너 차이퉁 인터뷰에서는 코셔, 할랄식 도축을 하는 사람들이 주에 거주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에 살지 않는 전문 도축업자들이 빈 등에서 와서 도축하는 걸 막아야 한다는 취지다.
유럽에서는 덴마크, 스위스, 스웨덴 등이 의식이 있는 가축의 도축을 금지하고 있다.
특히 스위스는 반유대주의 분위기 속에 국민투표로 코셔 도축을 금지한 법률을 1893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동물단체들이 코셔, 할랄 육류 수입금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반유대주의, 반이슬람주의 논란으로 번질까 봐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발트호이즐 장관이 극우 자유당 소속이라 반유대주의 논란이 불거졌다.
오스트리아 유대인 커뮤니티 관계자는 AFP통신에 "잘못된 맥락에서 나온 주장"이라며 "도축 방식을 나쁜 것으로 만들어 소수 집단을 나쁜 집단으로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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