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경남도당, 자당 지방의회의원 군기 잡기 나섰다
원구성조사단 구성, 창원·진주시의회 등 의장단 선거 해당 행위 조사
무기명 투표여서 '자기 고백' 없으면 해당 행위자 찾기 어려울 듯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이 시·군의회 의장단 선거 때 해당 행위를 한 의원을 찾아 징계를 추진하는 등 지방의회 군기 잡기에 나섰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최근 제윤경 국회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기초의회 원 구성 조사단을 구성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선거에서 의회 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서도 내부 이탈로 계획한 만큼의 의장과 상임위원장 등 의장단 자리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조사단은 창원시의회, 진주시의회 등 의장단 선거 때 당론을 어기고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표를 던진 의원을 찾아내는 역할을 한다.
적발된 지방의원의 징계는 당 윤리심판원에서 별도로 한다.
제 의원을 포함해 도당 당직자와 외부인사 등 4명이 조사단에 참여한다.
조사단은 특히 창원시의회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지난 1일 개원한 제3대 창원시의회 정당분포는 더불어민주당 21석, 자유한국당 21석, 정의당 2석 등 44석이다.
창원시의회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과 한국당 의석수가 같아졌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정의당이 민주당과 연대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은 과반 득표(23표)를 확보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의원 44명 전원이 참여해 무기명 투표로 진행한 선거에서 민주당은 내부 이탈표가 나와 의장단 7석(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5석) 중 부의장 1석만 간신히 건졌다.
한국당은 불리해 보이는 상황이었지만 의장, 상임위원장 4석 등 5석을 가져갔다.
의장 선거에서 이찬호 한국당 의원이 23표를 얻어 21표에 그친 김태웅 민주당 의원을 꺾었다.
인사·행정부서를 관할해 핵심 상임위로 꼽히는 기획행정위원장 역시 한국당 후보(23표)가 민주당 후보(21표)를 꺾었다.
일부 상임위원장 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는 18표를 얻는 데 그쳤다.
정의당과 연대한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환경해양농림위원장은 정의당 후보가 한국당 후보를 누르고 1석을 가져갔다.
조사단은 민주당 소속 창원시의원 21명을 상대로 서면조사, 개별 면담 등을 통해 당론에 반한 투표를 한 의원을 찾아낼 예정이다.
조사단은 진주시의회 의장단 선거에서도 이탈자가 있었을 것으로 파악했다.
진주시의회 정당분포는 한국당 10석, 민주당 9석, 민중당 1석, 무소속 1석 등 21석이다.
민주당은 민중당, 무소속과 연합해 한국당이 의장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
그러나 2차 투표 끝에 한국당 의원이 11표를 얻어 의장에 당선됐다.
조사단은 당시 의장 투표에서 무소속 의원은 의장 후보로 나왔고 민중당 의원은 기권했기 때문에 민주당 의원 1명이 한국당 후보에게 표를 던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민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의장을 배출하지 못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가 의총을 통해 정한 당론을 어겼다는 점이 심각하다"며 "앞으로 이런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당 행위를 한 의원을 꼭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지역의 의장단 선거가 무기명 투표로 이뤄져 당사자가 '자기 고백'을 하지 않는 이상 누가 해당 행위를 했는지를 밝히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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