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도 안돼요" 휴가철 해수욕장·계곡마다 음주단속

입력 2018-07-21 05:20
수정 2018-07-21 10:06
"한 잔도 안돼요" 휴가철 해수욕장·계곡마다 음주단속

유명 피서지·고속도로 주변 대낮 단속 강화…제주는 주 3회씩 일제 단속



(전국종합=연합뉴스) "소리 날 때까지 후, 부세요."

직장인 A(42)씨는 휴일인 지난 15일 가족들과 전남 장성군 북하면 남창계곡을 찾았다가 낯선 풍경을 목격했다.

아직 해가 쨍쨍한 대낮에 계곡 진출입로에서 경찰이 음주단속을 하는 것이었다.

A씨는 "여름철 계곡에서 백숙에 술을 마시고 몇 시간 뒤 술이 다 깼다며 운전대를 잡는 사람을 심심치 않게 봤지만 그동안 심각성을 못 느꼈다"며 "대낮 음주단속에 걸릴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경각심을 갖게 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2016년 인천에서 음주 운전 차량에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후 경찰은 출근길은 물론 휴가철인 7∼8월에 대낮 음주 운전 단속을 확대 시행하고 있다.

경찰청은 올해도 6월 20일부터 8월 19일까지를 교통사고 예방 특별기간으로 정하고 전국적으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부터 30일 아침까지 전국 유흥가와 식당, 자동차전용도로 주변에서 동시다발 음주단속을 했는데 사전 예고를 했음에도 하룻밤 사이 480명이 적발됐다.

경찰청은 오는 27일에도 일제 단속을 할 예정이다.

각 지역에서도 유명 관광지 주변을 중심으로 여름철 음주 운전 단속을 강화하고 나섰다.



전남지방경찰청은 매주 수요일 지역 내 일제 단속을 하고 다른 요일에는 해당 경찰관서 실정에 맞춰 대낮 음주단속 횟수를 늘렸다.

구례는 지리산 피아골과 문수·용지동 계곡 등 유명 계곡 입구, 광양은 어치계곡과 옥룡계곡 초입이 주요 단속 지점이다.

다도해 명소로 꼽히는 완도는 신지 명사십리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는 임촌 교차로와 물하태 교차로, 완도 고금도와 신지도를 연결하는 장보고 대교 주변 등을 집중 단속한다.

목포 평화광장이나 북항에서 서해안고속도로로 나가는 구간 등 주요 국도·고속도로 진출입로도 음주단속을 자주 한다.

실제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적발된 음주단속 건수는 500건(면허 취소 313건·정지 187건)에 달했다.

전북지방경찰청도 도내 해수욕장과 계곡·유명 식당 이면도로, 고속도로 톨게이트 및 휴게소 등을 중심으로 단속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8시 5분께 B(50)씨가 전북 남원시 산내면 지리산 달궁 계곡에서 술을 마시고 고속도로 초입까지 운전하다가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67% 상태로 적발되는 등 전북에서도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341건의 음주 운전이 적발됐다.



충남·세종에서는 지난 1∼19일까지 총 484건의 음주 운전이 적발됐는데 이 중 4분의1이 넘는 123건(25.4%)이 대천해수욕장이 있는 보령 30건, 안면도해수욕장이 있는 태안 14건 등 피서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만큼이나 여름철에도 선호하는 피서지인 강원에서도 같은 기간 300건이 적발됐다.

유형별로는 면허 취소 197명, 면허 정지 96명 측정 거부 7명 등으로 만취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운전자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강원 경찰은 지난 6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45일간 경포·망상·낙산·속초·삼척·맹방·화진포 등 주요 해수욕장 7곳에서 운영 중인 여름 경찰관서를 통해 음주 운전 단속을 강화한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유흥가 등에서 20∼30분 단위로 단속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스폿이동식 단속'을 병행한다.

해운대·광안리·송정해수욕장과 즐비한 마천루 야경 등으로 여름 피서객들이 몰리는 부산도 여름을 맞아 음주 운전 단속을 대폭 강화했다.



부산 경찰은 해운대해수욕장 인근에서 지난달 15일 13건, 지난 7일 스폿 단속을 벌여 각각 13건, 5건의 음주 운전을 적발했다.

경찰은 매주 금∼일요일 만덕터널 입구와 백양터널 요금소, 황령산 터널 입구, 노포터미널, 번영로 입구 등 외곽 접속도로 9곳과 시내 주요 주요 도로 7곳, 고속도로 요금소 등 17곳에서 집중 단속을 한다.

대표적인 렌터카 여행지인 제주 역시 음주 운전 근절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제주에서는 매주 3회 주·야간을 불문하고 일제 단속을 하고 있으며 이호·삼양해수욕장, 용담 해안도로 등 제주 시내권 관광지와 협재해수욕장 등 상권이 발달한 대형 해수욕장 주변에서 수시로 음주 운전 단속을 한다.

지난 6일 애월읍 해안도로에서 관광객 C(37)씨가 음주 후 렌터카를 몰고 숙소에 돌아가다가 혈중알코올농도 0.099%(면허 정지) 상태로 단속에 걸렸다.

박상훈 전남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낮에는 밤보다 시야 확보에 유리하지만 다른 차량 통행이 잦아 대형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며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도 적극적으로 음주 운전을 막아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아름, 고성식, 김소연, 손형주, 이재현, 임채두 기자)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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