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1만가구 단수 피해…평택시-수공 '네탓공방'
"수공이 급수 물량조정 안해" vs "평택시가 가압장 미운영"
(평택=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폭염 속에 단수사태를 빚은 경기도 평택 서부지역의 물 공급 중단의 원인을 놓고 평택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가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20일 평택시와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18∼19일 청북·안중·포승 등 평택 서부 3개 읍 지역에 물 공급이 중단됐다가 20일 새벽에야 가까스로 재개됐다.
단수사태로 1만1천450가구가 무더위 속에 이틀 동안 큰 불편을 겪었다.
사고는 광역상수도관을 통해 팔당댐 물을 받아 3개 읍 지역에 공급하는 청북2배수지의 수위가 낮아지며 발생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여름철 물 사용량이 급증하며 평택 전체에 하루 23만t이 필요한데 평택에 공급되는 팔당댐 물의 양은 하루 18만∼19만t가량이었다"며 "다른 배수지들보다 높은 위치인 청북2배수지의 경우 유입되는 물의 양이 늘지 않은 채 배수지에서 각 가정으로 보내는 양은 증가하며 서서히 배수지 수위가 낮아져 결국 단수사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6일에는 수자원공사를 아예 방문해 팔당댐 물을 먼저 공급받는 성남, 수원, 화성 등의 물량을 조정해 평택의 공급량 증대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평택시의 하루 평균 용수공급량은 21만7천t이었고 지난 17일 21만2천t, 18일 22만2천t으로 평택시 필요량에 거의 맞춰왔다"며 "평택시가 18만∼19만t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평택시에 배수지까지 물을 펌프질하는 가압장 운영을 권고했는데 운영하지 않았고, 이번 단수지역인 청북읍 가압장은 준공 후 20년 이상 사용하지 않아 시설이 노후화돼 운영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11일 안중배수지 관로 작업 후 녹물이 섞여 나오며 배수지의 절반을 쓰지 못한 것도 단수사태의 한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평택시 관계자는 "관내 6개 가압장을 운영하지 않아도 그동안 배수지 수위 유지에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며 "안중배수지의 녹물 문제는 이미 해결됐다"고 해명했다.
이번 단수사태는 화성시의 협조로 하루 3만5천t의 화성시 물량을 평택시로 넘기고, 청북2배수지를 거치지 않는 직결급수를 통해 일단 봉합된 상태다.
그러나 평택시가 가압장을 운영하지 않은 탓인지, 수자원공사가 급수 물량을 적절히 조정하지 못했기 때문인지 여전히 불분명해 원인 규명이 명확지 않으면 단수사태는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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