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의회 의장단 한국당 독식 '후유증'…운영 파행
민주당·무소속 "의장단 사퇴", 한국당 "받아들일 수 없다"…군정 차질도 우려
(합천=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 합천군의회가 의장단 구성을 둘러싼 갈등으로 임기 초반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군의회(자유한국당 6명·더불어민주당 3명·무소속 2명)는 지난 16일 의회운영위원회를 열고 임시회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앞서 한국당의 의장단 독식에 반발한 민주당 의원 등이 불참, 과반 참석이 이뤄지지 않아 의회운영위조차 열지 못했다.
이에 따라 19일부터 열 예정이던 임시회 개회 역시 기약할 수 없게 됐다.
군의회 운영 파행은 지난 6일 의장단 선거 이후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다.
당시 민주당·무소속 의원들은 한국당의 의장단 독식을 우려하며 의장단 선거 직전 임시회에서 퇴장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은 선거를 강행했다.
그 결과 의장·부의장은 물론이고 상임위원장(의회운영위원장·복지행정위원장·산업건설위원장) 3석 등 5석을 한국당이 모조리 차지했다.
민주당·무소속 의원들은 향후 의정활동에 협조하지 않겠다며 반발했고, 지난 10일∼12일 제주에서 열린 의정연수활동에도 동행하지 않았다.
대신 해당 기간 군의회 안에서 따로 학습했다.
의장단 구성에 따른 갈등이 최근 임시회 파행으로까지 이어졌지만 한국당과 민주당·무소속 의원들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무소속 의원들은 의장단 사퇴를 촉구하는 반면 한국당 의원들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장진영 의원은 "한국당 6명에 진보 성향 의원이 5명 뽑혔다는 건 균형 있게 협치하라는 군민들 메시지"라며 "그런 뜻을 송두리째 무시하고 독선적으로 행동하는 건 군민 눈높이를 못 맞추는 것"이라고 21일 비판했다.
한국당 신명기 산업건설위원장은 "정상 절차에 따라 의장단을 꾸렸다"며 "합법적으로 이뤄진 일을 파행으로 끌고 간 건 그쪽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군의회 파행이 쉽게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자 향후 군정 운영 등에도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군의회 관계자는 "집행부에서 넘어오는 안건 등을 고려하면 늦어도 8월 중에는 임시회를 열어야 한다"며 "현재 협의가 진행 중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의장이 직권으로 임시회를 개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ks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