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기업 '전력수요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 확산
후지쓰·마루이 곧 'RE100' 가입, 가입기업 10개로 늘어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사업용 전력을 전량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려는 움직임이 일본 업계에서 확산하고 있다.
후지쓰(富士通)와 마루이(丸井)그룹이 곧 'RE100'에 가입한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0일 전했다.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사업용 전력의 전량 재생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글로벌 기업모임으로 2014년 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미국 애플과 독일 BMW 등 138개 글로벌 기업이 가입해 있다.
일본의 경우 기업의 전력소비가 전체 소비량의 60%를 차지하지만 재생에너지 이용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뒤져 있다. 대량 수요처인 기업의 재생에너지 이용이 늘면 재생에너지 보급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도에 따르면 후지쓰는 이달내에 RE100에 가입, 현재 7%인 재생에너지 비율을 2050년까지 100%로 높일 계획이다. 마루이그룹은 2030년까지 전량을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 마루이는 우선 9월에 1개 점포의 전력구입처를 풍력발전 전기업체인 '모두의 전력'으로 바꾸기로 했다.
일본 업계에서는 작년 4월 리코가 처음 RE100에 가입한 것을 시작으로 세키스이(積水)하우스, 아스쿨, 다이와(大和)하우스, 와타미, 이온, 세이난(西南)신용금고, 엔비프로홀딩스 등이 잇따라 가입했다. 후지쓰와 마루이가 가입하면 가입 기업이 10개사로 늘어난다. 기업수만으로 보면 미국, 영국에 이어 스위스와 함께 3위가 된다.
일본에서 RE100을 추진하는 '일본기후 리더스 파트너십'에 따르면 이들 10개사의 연간 전력사용량은 약 120억㎾/h로 원자로 2기분에 해당한다. RE100 총괄책임자인 샘 키민스는 "2020년까지는 가입 일본기업이 50개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은 2012년 재생에너지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일정한 가격으로 재생에너지를 구입해 주는 '고정가격구입제도(FIT)'를 시행했다. 2016년에는 전력 소매사업을 완전히 자유화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다양한 전력 플랜이 등장했다. 도쿄(東京)전력에너지파트너와 간사이(關西)전력 등 유력 전기회사들이 수력발전 전기 판매에 나섰고 새 전력회사인 어반에너지는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 제로 전기판매를 이달중 시작할 계획이다.
애플 등 유럽과 미국 기업들은 거래기업에 재생에너지 활용을 촉구하고 있고 유럽 기관투자가들은 투자를 결정할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반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달 초 이온과 소프트뱅크그룹 등 100개 이상의 기업과 단체가 재생에너지 보급조직인 '기후변동이니셔티브(JCI)를 설립했다. 일본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는 투자가들이 기업의 환경과 사회문제 대처를 중요한 결정요인으로 삼는 환경·사회·기업통치(ESG)투자 증가가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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