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업계도 반대' 자동차관세 공청회…韓 민·관, 워싱턴 총출동

입력 2018-07-19 23:35
'美업계도 반대' 자동차관세 공청회…韓 민·관, 워싱턴 총출동

우리 정부·업계 "한미FTA로 美 우려 해소…한국 제외해야" 강조



(워싱턴=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상무부가 19일(현지시간) 공청회를 열어 '수입자동차 관세'에 대한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 자동차 수출국들은 민·관 합동으로 총출동해 반대 논리를 폈다. 미국의 자동차업계조차 반대론에 힘을 실었다.

오전 8시 30분 워싱턴D.C. 상무부 강당에서 진행된 공청회는 미국 측 업계 발언으로 시작됐다.

자동차제조업연맹(AAM), 전미자동차딜러협회(NADA), 전미제조업협회(NAM), 자동차무역정책위원회(AAPC) 등 4개 단체는 한목소리로 수입자동차 관세에 반대론을 폈다.

12개 미국 및 해외 자동차 제조업체를 대표하는 AAM 측은 "수입차에 대한 관세는 미국 근로자들과 전반적인 경제에 해를 끼치는 '부정적인 도미노 효과'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입차량에 대해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수입차의 평균 판매가격이 대당 5천800달러(654만 원)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고율 관세를 부과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노선에 대해 정작 미국 내에서도 긍정적 반응이 나오지 않은 셈이다.

앞서 트럼프 정부가 '관세 장벽'을 쌓아올린 철강·알루미늄과 달리, 전 세계적으로 부품·판매 라인이 복잡하게 뒤얽힌 자동차산업의 특성과도 무관치 않다. 트럼프 대통령도 "가장 큰 것(The big thing)은 자동차"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와 취재진이 공청회장에 마련된 400여 석 자리를 가득 채워 '자동차 관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발언 신청자만 40여 명에 달했다. 주요 자동차 수출국들도 일제히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완성차 업체 중에는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일하는 미국인 근로자가, 폴크스바겐에서는 미국법인 부회장이 발언대에 섰다. 자동차부품을 수출하는 LG전자 관계자와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도 우리 업계 입장을 대변했다.

유럽연합(EU), 멕시코, 캐나다, 터키, 일본, 말레이시아, 남아공 정부 관계자들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멕시코, 캐나다, 일본, 독일, 한국은 금액 기준으로 미국에 자동차를 가장 많이 수출하는 국가들이다.

우리나라에선 강성천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 참석했다. 우리나라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 자동차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이미 반영됐고,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가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상무부는 공청회와 2천300여 건의 의견서 내용 등을 고려해 최종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공청회뿐만 아니라 의견서에도 대부분 자동차 수입규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안팎의 강력한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관세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분위기다. 무역갈등을 의도적으로 증폭시켜 11월 중간선거 표몰이에 활용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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