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캐스트, 폭스 인수전 포기…디즈니 '최종승자' 성큼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 인수에 주력하기로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거대 케이블 기업 컴캐스트가 월트디즈니와 벌인 '미디어 제국' 21세기폭스의 영화·TV사업 인수전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고 CNBC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디즈니가 폭스 인수전의 최종승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컴캐스트는 21세기폭스와 벌이는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 인수에 총력전을 기울기로 했다.
컴캐스트의 브라이언 로버츠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을 통해 "디즈니의 밥 아이거 CEO와 그의 팀에 축하한다"면서 "그런 바람직하고 존경받는 기업을 창업한 머독 가문과 폭스에 칭찬을 보낸다"고 말했다.
컴캐스트는 그동안 폭스 인수를 위해 디즈니와 치열한 싸움을 벌여왔으며, 이번 인수전은 올해 미디어업계의 '최대 전투'로 불려왔다.
디즈니는 당초 지난해 12월 폭스의 영화·TV 사업 부문 등을 524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지만 컴캐스트가 더 높은 가격인 650억 달러를 제시하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그러자 디즈니는 이에 맞서 주식과 현금을 합쳐 713억 달러(약 79조8천560억 원)를 제시하며 인수가를 대폭 올렸다.
디즈니는 지난달 말 미 법무부로부터 폭스 인수 승인을 받아내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상황이다. 미 법무부는 다만 전문매체 ESPN을 이미 보유한 디즈니에 대해 21세기폭스의 22개 지역 스포츠 채널을 매각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인수 대상은 21세기폭스의 영화사업과 TV스튜디오, 미 케이블 네트워크 FX, 내셔널지오그래픽, 해외채널 스카이PLC와 스타인디아 등이다. 콘텐츠 스트리밍업체 훌루 지분 3분의 1도 포함돼 있다. 다만, 폭스 뉴스와 폭스 비즈니스, 폭스 스포츠 네트워크 등은 포함돼 있지 않다.
컴캐스트는 다만 스카이 인수는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컴캐스트와 21세기폭스는 잇따라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스카이 인수를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미 스카이 지분 39%를 보유한 폭스는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기로 스카이와 합의했지만, 영국 반독점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는 사이 컴캐스트가 지난 2월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컴캐스트는 지난 11일 스카이 인수가로 주당 14.75파운드를 제시했다. 이는 같은 날 루퍼트 머독의 21세기폭스가 제시한 주당 14파운드보다 5.4% 높은 수준으로, 전체 인수 제안가는 340억 달러(약 38조 원)에 달한다. 앞서 컴캐스트는 주당 12.50파운드를 제시했다가 폭스가 인수 제안가를 높이자 바로 대응했다.
영국 정부는 12일 폭스의 스카이 인수를 승인하는 한편, "이제 (21세기폭스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스카이 주주들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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