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찾은 헝가리 총리 "반유대주의에 무관용"
헝가리에선 반유대주의 조장 비판…관례 깨고 팔레스타인 방문 '생략'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가 19일(현지시간) 반유대주의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 시민단체를 지원하는 미국인 부호 조지 소로스를 국가의 적으로 규정하고 시민단체를 옥죄기 위해 '스톱 소로스' 법까지 만들어 반유대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인이지만 헝가리가 모국인 소로스는 제2차 세계대전 때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인이다.
오르반 총리의 방문은 지난해 7월 벤야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헝가리 방문에 대한 답방으로 이뤄졌다. 인권단체들은 오르반 총리의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추모비 방문 일정만큼은 취소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이날 정상회담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헝가리는 반유대주의에 무관용 정책을 갖고 있다는 걸 자신한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친구로서 오르반 총리가 반유대주의와 싸우겠다고 한 걸 알고 있다"고 화답했다. 그는 헝가리가 유대교 회당 개보수에 수백만 달러를 지출한 것도 언급했다.
소로스가 이스라엘 현 정권 성향에 배치되는 온건 유대 단체를 후원해온 것 때문에 이스라엘 정부도 굳이 그를 감싸려 하지 않은 탓에 헝가리에서 논란이 된 반유대주의는 두 정상의 만남에서 별다른 이슈가 되지 않았다.
반면 레우벤 리블린 이스라엘 대통령은 오르반 총리에게 반유대주의에 맞서려는 노력을 인정하지만, 자유세계에 네오파시즘이 진정한 위험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며 뼈 있는 말을 건넸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오후 야드 바셈 추모비를 방문하고 20일에는 서안·동예루살렘 등을 방문한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은 이스라엘 방문 때 통상 팔레스타인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나지만, 오르반 총리는 외교 관례를 깨고 팔레스타인 방문 일정을 잡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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