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영·EU '컨틴전시 플랜' 준비
영국·EU 간 '합의없는 브렉시트' 이뤄지면 항공산업 등에 혼란 야기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브렉시트(Brexit) 협상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양측이 별도 미래관계를 구축하지 못하는 '노-딜(no-deal) 브렉시트'에 대한 대비를 구체화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미닉 랍 신임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은 이날 브뤼셀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EU의 미셸 바르니에 브렉시트 담당 수석대표를 만난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전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게 된 랍 장관은 영국의 구체적 입장과 계획을 담은 '브렉시트 백서' 내용을 EU 측에 설명하고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협상과 별도로 영국과 EU는 양측간 합의에 이르지 못하는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비해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랍 장관은 '노 딜 브렉시트' 시나리오와 관련해 기업들과 가계에 구체적인 조언을 담은 보고서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보고서는 무질서한 브렉시트가 일어날 경우 각 부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내용으로,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해 EU 측에 영국의 단호한 입장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로 여겨진다.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리암 폭스 영국 국제무역부 장관은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하면 네덜란드의 국내총생산(GDP)이 4%, 벨기에는 3.5%, 아일랜드는 7∼8% 감소할 것이라며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EU 지도자들이 유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U 역시 마찬가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 공영 BBC 방송은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회원국들에 '노 딜 브렉시트'에 대비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BBC가 입수한 초안에 따르면 집행위는 '노 딜 브렉시트'가 일어나면 EU 기업과 시민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구체적인 예로 항공산업의 혼란, 영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상품에 대한 새 통관 확인절차 등을 들었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노 딜 브렉시트'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비상대응계획)'을 만들고 있으며, 설령 양측이 합의에 이르더라도 아일랜드 국경에 1천명의 세관원과 가축방역관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처음으로 이날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국경을 방문할 예정이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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