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 빈집을 농장으로…인천 도심농장 21곳 내달 개장

입력 2018-07-20 08:00
수정 2018-07-20 10:10
원도심 빈집을 농장으로…인천 도심농장 21곳 내달 개장

유통 과정 줄여 신선도 높아, 취업난 대안으로도 기대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우범지대로 전락하던 인천 원도심 빈집들이 도심농장으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는 지역 슬럼화(Slum·주거환경 악화 현상)와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관내 빈집 21채에 '도심농장(Urban Farm)'을 조성, 8월 31일 개장과 함께 작물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농장이 조성된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소유 주택으로 임차인들이 주거·교육여건 악화로 이사를 가면서 빈집이 됐다.

미추홀구는 원도심 재개발 사업 부진으로 빈집이 늘어나고 우범지대로 전락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빈집 도심농장 사업 추진계획을 세우고 농장을 조성했다.

이어 별도로 마련한 빈집 1채에 시범농장을 만들고 주민 20명을 도심 농부로 선발해 농법 등을 교육했다.

도심농장 사업을 총괄하는 미추홀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은 인천시와 고용노동부로부터 일자리 창출 지원금 4억2천만원을 받아 농장 환경을 제어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도심농장은 실내에 책장 형태의 '수직형 텃밭'과 고휘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설치하고 수경재배로 작물을 기르는 농장이다.

빌딩·주택 옥상 등에서 흙과 햇볕을 이용해 작물을 재배하는 기존 도심농장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기온과 습도 등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날씨 변화에 취약한 야외 텃밭보다 재배 효율이 높고 해충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미래 농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도심농장은 유기농 작물을 재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류비를 대폭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상품성만 확보하면 기존 농장을 대체할 수 있다"며 "더욱이 빈집 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 창출도 가능해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추홀구는 도심농장의 첫 번째 작물로 고급 버섯인 '송이고'와 '백화고'를 재배할 계획이다. 지역 대형마트와 공공기관 식당 등 판로도 이미 마련된 상태다.

예상 수확량은 월 1천200㎏가량이며 도심 농부 예상 수입은 1명당 월 140만원 가량이다.

최환 미추홀도시재생사회적협동조합 단장은 "일반 농장에서 재배되는 버섯은 유통기간이 일주일가량 걸리지만, 도심농장에서 재배한 버섯은 2∼3일이면 충분해 신선도가 높다"며 "매년 도심농장을 20곳씩 늘려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추홀구 지역 내 주인은 있지만, 거주자가 없거나 관리가 되지 않은 채 방치된 빈집은 500채가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tomato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