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령RNA에 '보호꼬리' 있다"…유전자 활성조절 메커니즘 규명
IBS 김빛내리 단장 "RNA 이용한 유전자 치료기술에 활용 기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DNA에 담긴 유전정보를 단백질로 전달하는 '전령RNA'(mRNA)의 끝 부분에 여러 종류의 염기들이 연결된 혼합 꼬리 구조가 있으며 이 혼합 꼬리가 RNA 분해를 막아 유전자 활성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RNA연구단 김빛내리 단장(서울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연구팀은 20일 전령RNA의 끝 부분에서 염기 아데닌(A)과 구아닌(G) 등으로 이루어진 '혼합 꼬리'를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해 전령RNA의 생애와 유전자 조절에 관한 새로운 이해의 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 단장(교신저자)과 임재철·김동완·이영석 연구원(이상 공동 제1저자)이 수행한 이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전령RNA는 DNA의 유전정보를 단백질로 전달하는 매개체로 모든 생명 활동에 핵심물질이다. 전령RNA는 성숙과정에서 아데닌 염기들만 연결된 '긴 아데닌 꼬리'(poly[A] tail)가 생겨 전령RNA의 기능을 보호하고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김 단장팀은 2014년 아데닌 꼬리 위치에 아데닌과 구아닌 등 다른 종류의 염기가 추가된 '혼합 꼬리'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해 학계에 보고한 데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혼합 꼬리'가 생성되는 과정과 그 역할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들 혼합 꼬리가 전령RNA의 분해를 막아 보호함으로써 해당 유전자의 활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자체 개발한 대용량 염기분석법인 꼬리서열분석법을 적용, 전령RNA 말단에 아데닌 외의 다른 염기가 추가돼 혼합 꼬리가 만들어지는 변형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혼합 꼬리는 TENT4A와 TENT4B 등 두 가지 리보핵산말단변형 효소(TENT4)에 의해 만들어지며, 이 혼합 꼬리는 아데닌만으로 이루어진 '긴 아데닌 꼬리'보다 분해가 잘되지 않아 전령RNA를 보호하고 RNA의 수명을 늘리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TENT4A와 TENT4B 효소를 실험적으로 제거한 결과 이들 세포에서는 전령RNA 분해가 촉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연구는 전령RNA 꼬리가 아데닌으로만 구성된다는 기존 학설을 반증하고, 혼합 꼬리의 생성 과정과 기능을 규명한 것"이라며 "혼합 꼬리의 RNA 보호 메커니즘 연구는 RNA를 이용하는 유전자 치료의 효율을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이번 연구에서 RNA의 혼합 꼬리 기능을 처음으로 밝혀냈다"며 "RNA 꼬리가 유전자 조절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에 의의가 있으며 이는 향후 RNA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기술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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