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극우당 NPD, '독일인 지킨다' 지하철 순찰 영상 공개

입력 2018-07-18 19:00
독일 극우당 NPD, '독일인 지킨다' 지하철 순찰 영상 공개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극우정당인 국가민주당(NPD)이 최근 수도 베를린의 지하철에서 독일인을 지키겠는 이유로 보안요원 행세를 하며 순찰을 하는 영상을 배포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dpa 통신 등 현지언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상에서는 NPD의 지지자들이 등에 'S'자 모양의 붉은 색 조끼를 맞춰 입고 무전기를 든 채 지하철역과 지하철 내부를 순찰하듯 지나갔다.

이들은 승객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NPD 측은 지지자들이 이민자에 의한 폭력으로부터 독일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범죄의 온상'을 순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영상은 NPD가 공공장소에서 이민 배경이 없는 독일인들을 위한 이른바 '보호구역'을 설정해야 한다며 펼치는 캠페인의 하나다.

경찰은 이 영상이 법을 위반했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국영 철도회사인 도이체반(DB)은 허가 없이 촬영된 영상이라고 밝혔다.

DB 대변인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750명의 보안요원을 보유하고 있고, 승객들이 어디서 왔건 모든 승객을 보호한다"고 말했다.

NPD의 이번 영상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신(新) 나치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온 NPD는 지난해 총선에서 득표율이 0.5%에 불과해 존립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구나 반(反)난민을 내세운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제3 정당으로 부상하면서 극우 진영 내에서 설 자리가 없어졌다.

특히 연방정부는 헌법재판소에 NPD에 대한 정당지원금 지급 중단을 요청해 NPD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운 형국이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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