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소아성애자' 발언 사과…"모두 내 잘못"

입력 2018-07-18 17:30
머스크, '소아성애자' 발언 사과…"모두 내 잘못"

영국 잠수전문가 '법적 대응'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태국 동굴 소년 구조에 참가했던 영국인 잠수전문가를 '소아성애자'라고 비난해 논란을 일으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발언을 이틀 만에 사과했다.

머스크는 18일 트위터를 통해 "그가 나에게 한 비판적 행동이 그를 겨냥한 내 행동을 정당화하지는 못한다"면서 "언스워스씨와 내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 사과한다. 잘못은 나 혼자만의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인 잠수전문가인 번 언스워스는 16일 동굴 소년 구조를 위해 써달라며 머스크가 기부한 소형 잠수함에 대해 '유용하지 못한 선전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내가 동굴을 방문했을 때 그를 보지도 못했다. 태국에 사는 의심스러운 영국인"이라며 '피도 가이'(pedo guy)라고 맞받아쳤다. '피도'(pedo)는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성욕을 느끼는 소아성애자(pedophile)의 줄임말이다.

이 발언 이후 '선을 넘어섰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테슬라 주가도 급락했다.

테슬라 4대 주주인 제임스 앤더슨은 평소 성마른 그의 언행을 비판하면서 "이런 일로 인해 탄소와의 결별을 선언한 회사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한다"고 말했고, '룹 벤처스'라는 벤처기업은 테슬라 투자자들을 대리해 머스크 CEO에게 사과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 회사의 대표인 진 먼스터는 "예민하고 조급한 당신의 행동은 당신의 리더십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식을 촉발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언스워스가 머스크에 대한 법적 대응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로이터 기자와 만나 "영국과 미국의 변호사들이 나에게 접근해왔다"며 "아직 어떻게 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허핑턴포스트는 기후변화와의 전쟁에서 선두주자를 자처하고 있는 머스크 CEO가 기후변화에 부정적인 공화당 의원들에게 7배나 많은 기부를 했다고 보도했다.

허핑턴포스트는 연방선거위원회 자료를 인용해 테슬라와 스페이스 X의 CEO인 머스크가 2017년 초부터 지금까지 공화당 의원들에게 8만8천900달러를 기부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에게는 1만3천300달러를 기부하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특히 머스크는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 기후협정에서 탈퇴할 당시 환영 의사를 표했던 대표적인 기후변화 회의론자 가운데 하나인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와 그의 후원단체에 총 5만 달러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스크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실험"이라며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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