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도 요금경쟁 가세…데이터 늘린 'T플랜' 출시(종합)
월 3만3천∼10만원 5종 출시…가족 간 월 최대 40GB 공유
5만원대 이하엔 오전 0∼7시 데이터 할인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SK텔레콤[017670]이 LG유플러스[032640]와 KT[030200]에 이어 신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했다. 기존 요금제보다 단순한 구성에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늘리고, 가족 간 데이터 공유 혜택을 추가한 점이 눈에 띈다.
SK텔레콤은 18일 서울 중구 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데이터 요금제 'T플랜'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T플랜은 가격과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스몰, 미디엄, 라지, 패밀리, 인피니티 5종으로 구성됐다. 기존 밴드데이터 요금제와 마찬가지로 음성통화와 문자를 기본 제공하지만, 데이터 제공량은 밴드데이터와 유사한 가격대 요금제보다 늘렸다.
스몰은 월 3만3천원에 데이터 1.2GB, 미디엄은 월 5만원에 4GB, 라지는 월 6만9천원에 100GB, 패밀리는 월 7만9천원에 150GB를 제공한다. 라지와 패밀리는 기본 데이터 소진 시에도 5Mbps 속도 제한 조건으로 데이터를 계속 제공한다. 5Mbps는 HD급(고화질) 영상을 무리 없이 감상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인피니티 요금제 가입자는 월 10만원에 속도 제한 없이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다. 또한 ▲ 6개월마다 스마트폰 교체 지원 ▲ 연간 로밍 쿠폰 12장, 공항 라운지 쿠폰 4장 ▲ 연간 영화 티켓 30장 ▲ 스마트워치 요금 무료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패밀리와 인피니티 가입자에게는 휴대폰 분실·파손 보험료 지원, 멤버십 VIP 등급 혜택이 추가로 적용된다.
SK텔레콤은 스몰과 미디엄 요금제에 오전 0∼7시 실제 데이터 사용량의 25%만 차감하는 '심야데이터' 혜택을, 패밀리와 인피니티 요금제에는 데이터 가족 공유 서비스를 추가했다.
패밀리와 인피니티 가입자는 매월 각각 20GB, 40GB를 가족과 공유할 수 있다.
다만 T플랜, 주말엔팅(만 18세 이하), 쿠키즈스마트(만 12세 이하) 요금제를 쓰는 가족 가입자에 한해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데이터 공유는 본인 포함 최대 5명까지 가능하고, 데이터 공유 횟수에 제한은 없다.
가족 가입자는 공유 데이터를 다 써도 최대 400kbps 속도로 데이터를 계속 쓸 수 있다. 또한, 매월 뮤직메이트 음원을 가족 가입자 합계 300곡(월 3천300원 상당) 한도 내에서 데이터 소진 없이 무료로 들을 수 있다.
가족끼리 데이터를 공유하려면 별도 서류 없이 최초에 문자(MMS) 인증을 한 번만 거치면 된다.
SK텔레콤은 "1천600만명에 달하는 가족 가입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될 전망"이라며 "가족 중 한 명을 제외한 모든 구성원의 요금제를 가장 저렴한 '스몰' 요금제를 써도 온 가족의 데이터 사용량을 늘리고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밴드데이터 요금제와 비교하면 스몰은 비슷한 가격대 밴드세이브(월 3만2천890원)보다 데이터를 4배 더 많이 제공하지만, 가격은 동일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밴드 1.2G(월 3만9천600원)보다 낮다.
여기에 25% 요금할인을 받으면 2만원대(2만4천75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보편요금제(월 2만원대에 데이터 1GB, 음성 200분 이상)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디엄은 기존 밴드3.5G(월 5만1천700원)보다 낮은 요금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한다.
라지 이상 요금제가 제공하는 데이터양은 기존 고가 요금제가 속도 제어 없이 제공하는 최대 데이터양(약 70∼80GB)보다 많다.
양맹석 MNO사업지원그룹장은 "전체 고객의 99.7%는 월 100GB 미만을 쓴다"며 "7만원대 패밀리를 이용해도 대부분의 고객이 데이터를 부족함 없이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상·부가통화의 경우 스몰은 100분, 미디엄과 라지는 300분이 기본 제공된다. 이는 기존 밴드데이터 유사한 요금제보다 50∼250분 많다. 영상·부가통화 제공량은 주로 1544, 050 등 대표번호 통화 시 차감된다.
SK텔레콤은 "스몰, 미디엄과 유사한 금액대 요금제 가입자 가운데 약 40만명이 부가통화 제공량을 초과해서 쓰고 있지만, 이번 개편으로 요금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T플랜 출시로 가구당 통신비 절감액이 연간 34만8천원에 이르고, 데이터 사용량은 71GB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4인 가구 기준 15%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양 그룹장은 "기존 요금제 가입자 상당수가 T플랜으로 넘어오면서 출시 후 2년 이내에 가입자가 1천만 정도 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회사에 손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가입자 유지와 시정 안정화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기존 요금제 대비 데이터 사용량은 두 배 이상 늘겠지만 트래픽 증가에 대비해온 만큼 고객의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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