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가 찜한 TV] 시청률과 화제성 따로가는 '프로듀스48'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한국과 일본, 시청률과 화제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에는 역부족일까.
18일 CJ ENM과 닐슨코리아의 7월 둘째 주(7월 9일~15일) 콘텐츠영향력지수(CPI·하단용어설명 참조) 집계에서 엠넷 '프로듀스 48'이 3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CPI 지수는 281.5.
시청률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 '프로듀스 101' 시즌 2 못지않다.
'프로듀스 48' 첫 회 시청률은 1.1%로 출발했지만 지난 13일 방송된 5회는 2.5%로 껑충 뛰었다.
'프로듀스 101' 시즌2는 1회 1.6%로 출발해 5회 때는 3.0%를 기록했다.
시청률은 선방하지만, 화제성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공개된 첫 순위발표 기준으로 '프로듀스 48' 투표수는 1천471만8천724표이다. '프로듀스 101' 시즌2의 첫 순위발표 투표수인 2천469만 표에 비하면 월등히 적다.
이런 차이는 두 가지 원인으로 설명할 수 있을 듯하다.
무엇보다 걸그룹과 보이그룹의 차이다. 보이그룹 데뷔 조를 뽑는 '프로듀스 101' 시즌2은 여성팬의 화력이 셌다. 이들은 투표를 거르지 않고 인터넷상에서도 자신이 좋아하는 연습생에 대한 선호 표현을 확실하게 한다. 나아가 돈을 모아 좋아하는 연습생 광고까지 해준다.
반면 남성 팬들은 비교적 조용히 시청할 뿐 직접적인 행동은 잘 취하지 않는다. 몰래 본다고 해서 '몰래듀스'라는 우스갯소리까지 생겼다.
화제성이 낮은 다른 이유는 방송에서 나타나는 한일 아이돌의 차이 때문이다.
'프로듀스48'은 첫 방송부터 한일 아이돌 시장 간 극명한 차이를 보여줬다. 국내 연습생 중에는 곧바로 데뷔해도 될 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갖춘 인재가 많았지만 일본 연습생은 실력이 그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글로벌 시장을 타깃으로 데뷔하기 전부터 기량을 갈고닦는 국내 연습생들과 달리 내수시장만으로도 충분해 자국 가요 팬들의 취향만 충족하면 되는 일본 아이돌 육성 방식의 차이가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초반에는 이 차이가 일본의 아이돌 문화가 낯선 한국 시청자들에게 호기심으로 다가가 흥미를 끌었지만, 이 호기심이 꾸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많다. 또 일본 아이돌 자체를 낯설게 생각하는 시청자들의 진입이 어려웠다는 점도 작용했다.
한류 수입 점유율이 가장 큰 일본 시장을 겨냥해 제작하다 보니 정작 기존 '프로듀스' 팬들 사이에서의 온도는 낮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따라서 회차가 진행되면서 이 같은 차이와 국내 팬들의 심리적 괴리감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엠넷 관계자는 "연습생들이 점점 어떻게 달라져 가는지를 보면 시청자 반응이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일본 연습생의 실력이 나아지고 있고 한국 연습생들도 함께 잘 조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시청자들이 이를 통해 얼마나 만족감을 느끼는지에 따라서 투표수도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했다.
☞ 용어설명 : CPI 지수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와 CJ ENM 7개 채널(tvN·Mnet·OCN·온스타일·OtvN·올리브·XtvN)에서 프라임 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 연예·오락, 음악,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인기도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 지수는 주간 단위로 프로그램 관련 직접 검색자수(국내 주요 포털 6개사), 소셜미디어 버즈량(블로그·게시판·SNS 전수조사) 2가지 실측 데이터를 200점 기준 표준점수로 환산해 산출한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