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둔화 中에 남은 카드는…"재정지출 확대·지준율 인하"
UBS, 올해 中 경제성장률 전망 6.5%·내년 6.2%로 하향 조정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내수 부진과 부채 급증,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으로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중국이 쓸 수 있는 카드로 재정지출 확대, 인민은행의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 등이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7일 중국이 대대적인 부채 감축에 나선 만큼 빚을 내 지출을 대폭 늘리는 '옛날 방식' 대신, 여력이 있는 올해 국가재정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이나 제한적 지준율 인하 등의 경기부양책이 옵션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줄리아 왕 HSBC 이코노미스트는 "국내수요 회복이 경제 안정과 시장 신뢰에 핵심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이를 강화할 무기가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가 분석한 중국 재정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달 환경보호, 과학기술 등을 중심으로 지출을 늘려 지난달 말 기준으로 7천261억위안(122조65억원)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이 올해 잡은 재정적자 규모 2조3천800억위안(399조9천억원)의 30% 수준으로, 올해 하반기에 성장둔화 대응을 위해 쓸 수 있는 지출 범위가 넉넉하다는 뜻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대대적인 경기부양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보다 관세와 세금 인하를 활용해 소비·투자 진작에 나서고 있다.
인민은행은 올해 3차례 은행 지준율을 낮춰 소규모·지방 기업을 비롯한 특정 부문을 대상으로 유동성 공급에 나섰으며, 경제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지준율이 0.5%포인트 추가 인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규모 통화 완화에 나서는 것이 아닌, 담보 변화나 지준율을 통해 신용 정책을 만져 이미 빚더미를 안은 민간기업이나 국유기업으로 채무를 옮기지 않고도 꾸준하게 시중에 돈을 푸는 시도를 하고 있다.
산업생산 둔화의 요인이 되는 부채 감축과 환경 개선 정책의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왕타오 UBS 중국 경제 연구 책임자는 "신용 및 준재정 부문에서 정책이 완화하면 신용 확대가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6일 발표된 올해 2분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7%로, 지난해 1∼2분기 6.9%, 지난해 3분기∼올해 1분기 6.8%보다 소폭 하락했다.
UBS는 이날 무역전쟁이 위안화에 압박을 계속 가할 것이라면서 올해 위안화 가치가 달러당 6.3위안으로 절상될 것이라는 기존 예상을 접고 6.8위안으로 절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 은행은 중국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6.6%에서 6.5%로 낮췄으며 내년 전망치는 6.4%에서 6.2%로 하향 조정했다.
UBS는 중국이 무역전쟁의 타격을 상쇄하려 완화 정책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면서 은행 지준율 1.5%포인트 인하, 대출 조정을 통한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 등을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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