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끓는 한반도…전국 대부분 30도↑, 더위체감지수 매우 위험(종합)
낮엔 '폭염' 밤엔 '열대야'…폭염에 대구·경북 학교는 단축수업까지
사람도 가축도 기진맥진…온열 질환자 늘고 가축 폐사도 증가
(전국종합=연합뉴스) 짧은 장마 후 일찍 찾아온 찜통더위에 전국이 며칠째 끓어 오르고 있다.
초복(初伏)인 17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겼다.
무더위가 계속되고 높은 습도로 열지수가 상승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대구 35.9도, 영천 35.8도, 강릉 35.7도, 포항 35.5도, 경주 35.1도, 합천 34.9도를 기록했다.
서울도 오후 3시 기준으로 31.9도까지 올랐다.
도심 체감온도는 직사광선을 받은 아스팔트가 내뿜는 열기, 냉방기 실외기에서 나오는 열풍, 차량 배기열까지 더해져 그 이상이다.
전국 대부분 지역엔 연일 폭염 특보가 내려졌다.
이날 서울·세종·울산·부산·대구·광주·대전·경북·충북엔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나머지 시·도도 폭염 주의보에서 폭염 경보로 전환하는 곳이 갈수록 느는 등 무더위 기세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강원 산간,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백령도, 흑산도 등 일부 섬 지역을 제외한 한반도 전체가 야간에 열대야가 계속될 정도로 고온다습한 상황이다.
전국적으로 이날 낮 기온과 습도를 종합한 생활기상지수인 불쾌지수는 대부분의 사람이 짜증을 낼 정도인 80(매우 높음)을 훌쩍 넘겼다.
기온·습도에 햇볕(일사량)까지 더한 더위체감지수 역시 지역별로 위험하거나 매우 위험한 단계까지 상승했다.
폭염 기세가 가장 맹렬한 대구·경북 지역 학교는 이날 학생들 건강을 우려해 평소보다 1∼2시간 일찍 학생들을 귀가시키는 단축수업까지 했다.
대구지역에서는 63개 학교(초교 5, 중학교 57, 고교 1)가 단축수업을 했다.
중학교는 이번 주가 방학 주간이어서 단축수업을 하는 곳이 많았다.
경북은 19개 학교(초교 1, 중학교 15, 고교 3)가 귀가시간을 앞당겼다.
전날(초교 1, 중학교 3, 고교 1)보다 단축수업을 하는 학교가 늘었다.
상당수 학교는 폭염이 계속되면 학교장 재량으로 단축수업을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상청은 "전국 대부분 지역의 낮 기온이 33도 이상 오르는 무더위가 당분간 지속하겠다"며 "고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건강, 농·축·수산물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낮엔 30도를 훨씬 넘는 가마솥더위, 밤엔 열대야로 잠 못 드는 날씨가 이어지자 일사병이나 열사병 등으로 쓰러지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온열 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장마 후 무더위가 본격화한 지난 8일부터 온열 질환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주(8∼14일) 온열 질환자 수는 180명으로 직전 주(7월 1일∼7일) 52명보다 3.5배나 늘었다.
온열 질환자 집계를 시작한 지난 5월 20일부터 지난 14일까지 발생한 전체 온열 질환자는 401명이다. 이 중 2명이 숨졌다.
가축 피해도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장마 후 이어진 폭염으로 지금까지 가축 79만 마리가 폐사해 42억원(추정보험금 기준) 가량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했다.
<YNAPHOTO path='AKR20180717115751052_06_i.jpg' id='AKR20180717115751052_0901' title='가축 피해 줄이자' caption='(영천=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폭염이 기승을 부린 16일 오후 경북 영천시 한 양계장에서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75만3천191마리가 폐사한 닭 피해가 가장 컸다.
이어 오리 2만6천 마리, 메추리 1만 마리, 돼지 3천586마리 등 더위에 약한 가금류와 돼지 피해도 우려 수준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폭염으로 인한 가축 폐사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가 증가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정훈 이강일 신재우 이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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