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도검무예, 한중일 전쟁·교류로 완성"

입력 2018-07-17 08:50
"동아시아 도검무예, 한중일 전쟁·교류로 완성"

18세기 무예교본 '무예도보통지' 분석한 책 출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지난해 북한이 처음으로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는 조선 정조가 편찬을 명해 1790년 간행된 무예교본이다.

규장각 검서관 이덕무·박제가와 장용영 장교 백동수가 중국과 일본 도서를 참고하고 한국 고유 무예를 정리해 '무예 동의보감'으로도 불리는 무예도보통지에는 동아시아 무예기술 24종에 대한 그림과 정보가 담겼다.

곽낙현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이 펴낸 신간 '무예도보통지의 동아시아 도검무예 교류사 - 한중일 도검무예의 기법 비교와 분석'은 무예도보통지에서 도검무예만 골라 특징을 살피고 차이를 연구한 책이다.

검도 5단, 태권도 3단인 저자는 용인대에서 검도를 전공한 뒤 한중연에서 한국사를 공부해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무예도보통지 무예기술 24종 중 마군(馬軍)이 하는 마상쌍검과 마상월도를 제외하고 보군(步軍) 도검무예 10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보군 도검무예 10종은 한국 본국검(本國劒)·예도(銳刀), 중국 제독검(提督劒)·쌍검(雙劒)·월도(月刀)·협도(挾刀)·등패(藤牌), 일본 쌍수도(雙手刀)·왜검(倭劒)·왜검교전(倭劒交戰)이다.



저자는 한중일 도검무예 유형과 기법을 상세히 설명하고, 무예별로 공격·방어·공방 자세 수를 산출했다.

그는 "한국 본국검은 24개 중 14개, 예도는 28개 중 19개가 공격 자세에 해당한다"며 "한국은 방어보다는 공격 위주 도검기법을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5개 도검무예 동작은 전체적으로 공격 54개, 방어 51개로 나타났다"며 "공격과 방어 성향이 균형을 맞춘 것은 실전과 훈련을 두루 대비한 조치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 도검무예 동작은 공격 79개, 방어 64개, 공방 21개로 구분된다고 설명했다.

저자는 "한국 본국검과 예도는 중국까지 전파돼 '조선세법'이라고 불렸고, 중국 제독검은 임진왜란 시기 명나라 장수를 통해 조선에 전해졌다"며 "다양한 무예 서적에 실린 쌍수도는 상호 교류한 한중일이 가장 선호한 도검무예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도검무예 10종은 어느 한 나라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라 전쟁 혹은 외교사절단과 기록문화에 의한 교류로 완성됐다고 결론지었다.

저자는 "무예도보통지에 있는 도검무예는 개별 도검에 대한 기법 연구만 진행됐을 뿐 한중일 도검무예를 전체적으로 포괄한 연구는 미진했다"며 "동아시아 도검무예를 표준화하고 재현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학고방. 306쪽. 2만8천원.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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