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의대 "'국내 최다' 17번째 소장 이식 성공"

입력 2018-07-16 11:53
가톨릭의대 "'국내 최다' 17번째 소장 이식 성공"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가톨릭의과대학 다장기이식팀이 난치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소장 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17번째 이식으로 국내 최다 성공 기록이다.

서울성모병원은 황정기 대전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교수가 이끄는 다장기이식팀이 최근 단장증후군을 앓고 있는 남성 환자 문모(52)씨에 뇌사자의 소장을 이식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환자는 위장관간질종양으로 소장과 대장을 대량으로 절제해 단장증후군으로 진행된 사례다. 소장·대장으로 영양분을 흡수하는 게 불가능할 뿐 아니라 입으로 음식물을 섭취하지도 못해 고농도 영양수액으로 연명해왔다.

이처럼 이식에 대한 필요가 높은 상황에서 지난 5월 뇌사자로부터 소장을 이식받고, 수술 후 38일 만인 지난달 19일 무사히 퇴원했다. 환자는 현재 서울성모병원에서 통원 치료 중이다.

환자 문씨는 "수술 전에는 물도 마음대로 마실 수 없어 힘들었다"며 "이제는 먹을 수 있게 돼 일상생활이 가능해져 감사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소장은 다른 장기에 비해 면역거부반응이 강해 면역억제제를 더 강하게 써야 하고, 그 결과 이식 환자의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져 이식 자체는 물론 예후 관리가 어렵다. 대변과 같은 오염원에 노출돼 있어 감염 위험이 큰 것도 이식 수술을 까다롭게 하는 요인이다.

서울성모병원은 2004년 첫 소장 이식에 성공한 이래 쌓아온 경험과 다학제적 접근이 이번 수술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의미 부여했다. 서울성모병원의 소장 이식 후 5년 환자생존율은 73.3%에 달한다.

지난 2015년에는 위장관 희귀질환을 앓는 2세 소아 환자에 장기 6개를 이식하는 수술을 준비하면서 다장기이식팀을 구성했고, 이러한 협업의 결과가 성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수술은 팀장인 황 교수의 주도하에 뇌사자로부터 소장을 적출하고, 의정부성모병원 김지일 교수와 성바오로병원 김미형 교수, 환자의 주치의인 서울성모병원 정재희 교수까지 참여해 이뤄냈다.

황 교수는 "오랜 시간 축적된 소장 이식 경험의 전수와 아낌없는 지원과 가르침 덕분"이라며 "다장기이식팀의 하나 된 노력과 병원의 적극적 후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