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사진 패러디 원조는 우리…의정부고 포복절도 촬영 현장(종합)

입력 2018-07-16 11:44
수정 2018-07-17 13:35
졸업사진 패러디 원조는 우리…의정부고 포복절도 촬영 현장(종합)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입학할 때부터 주변 친구들이 졸업사진 뭐 찍을지 물어보곤 했습니다."

"고 퀄리티 분장을 위해 이틀 밤을 새웠어요."

촌철살인 패러디와 그해 이슈를 반영한 재밌는 분장으로 화제를 모으는 의정부고등학교 졸업사진 촬영 현장이 16일 경기도교육청 자체 방송 프로그램인 '레알 스쿨'을 통해 공개됐다.

평창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스켈레톤 영웅 윤성빈 선수 분장을 한 학생은 질주를 앞둔 윤 선수의 포즈도 똑같이 따라 해 폭소를 자아냈다.



올해 초 방영된 고등래퍼 2 우승자 김하온 분장을 한 학생도 눈에 띄었다. 김하온이 방송 출연 때마다 입은 특유의 옷과 머리스타일을 그대로 재연했다.



평창 올림픽 선수촌 동상을 재연한 학생은 몸에 페인트를 칠하며 "졸업사진 완성도를 위해 얼굴은 포기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 분장을 한 학생도 있었다. 모바일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 캐릭터 분장을 한 학생은 "캐릭터가 들고 있는 망치를 재연하기 위해 이틀 밤을 꼬박 새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졸업사진 패러디 원조'의 자부심을 위한 학생들의 노력이 엿보였다. 영화 300을 패러디한 학생은 "스파르타군 복장을 준비하며 수차례 실패했지만 결국 완성했다"며 기뻐했다. 게임 캐릭터를 패러디한 한 학생은 상반신 노출을 위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근력 운동을 했다"고 말했다.

의정부고의 졸업사진은 2009년부터 주목받았다.

당시 일부 학생이 추억을 만들기 위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 분장으로 졸업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인터넷상에서 이슈가 되며 학교의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대통령, 정치인 분장을 통해 보여주는 촌철살인의 시사 풍자로 "웬만한 시사만평보다 낫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올해도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청문회 당시 립밤을 바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패러디가 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예전 같은 날 선 풍자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정치 풍자 사진이 공개되자 일부 보수단체가 명예훼손으로 문제를 제기해 학교 측은 한동안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탄핵, 대통령 선거 등 굵직한 이슈가 많았지만, 졸업사진에서 정치 풍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학교 측은 올해도 미리 학생들에게 촬영 컨셉을 제출받고, 지난주 학생회와 교직원들이 모인 컨셉회의까지 거쳤다.

대신 올해는 처음으로 경기도교육청 방송을 통해 졸업앨범 촬영 현장을 공개했다. 생동감 넘치는 촬영 장면은 경기도교육청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볼 수 있다.

[현장] '패러디는 계속된다'…의정부고 졸업사진 찍는 날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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