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도둑만 잡나요? 어려운 이웃도 도와요!"

입력 2018-07-15 15:11
"경찰이 도둑만 잡나요? 어려운 이웃도 도와요!"

광주 북부경찰서 형사과 범죄 피의자·피해자에 잇단 도움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광주 북부경찰서가 어려운 사정에 처한 범죄 피해자뿐만 아니라 피의자에게까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주목받고 있다.

A(50) 씨는 위암 환자다.

수술을 받고 몸이 급격히 약해져 지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노부모를 모시고 함께 살고 있지만, 경제적 활동은 꿈도 못 꾼다.

사달은 신세 한탄을 위해 막걸리병을 들고 찾았던 지인의 집에서 났다.

지난달 29일 오전 1시께 지인의 집에서 막걸리를 마시던 A 씨는 지인과 말다툼하다 흉기를 휘두르는 행패를 부렸다.

말이 행패지 흉기를 제대로 들 힘조차 없는 A 씨는 지인에게 간단히 제압당하고 특수상해죄로 불구속 입건까지 됐다.

A 씨가 저지른 죄는 밉지만 조사과정에서 딱한 A 씨의 사정을 들은 경찰은 광주 북구청 오치2동 행정복지센터 측을 만나 도움을 청했다.

경찰은 위암 수술 후 힘든 상황에 처한 A 씨의 사정을 복지담당자에게 설명하고 그를 도울 방법을 함께 찾자고 부탁했다.

이에 복지담당자는 A 씨에 대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신청을 돕고 영구임대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또 다른 범죄의 피해자인 B(87) 씨는 치매 노인이다.

지난 3일 오후 4시 36분께 오락가락하는 정신에 조현병 환자(46)의 등을 길에서 지팡이로 툭툭 쳤다가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다.

머리를 심하게 다쳐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고령에 수술을 견디기 어려워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B 씨가 병원 치료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답답해하던 차에 소식을 들은 경찰이 소매를 걷고 나섰다.

경찰은 광주 북구청 복지정책과와 실무회의를 개최, B 씨를 긴급의료비 지원 대상으로 선정해 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협의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지자체 등 외부단체와 앞으로도 협업 인프라를 구축해 사회복지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광주 북부경찰서 이충문 형사과장은 15일 "범죄 피해자는 물론 비록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피의자들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려움에 처하면 도움을 받도록 도와야 한다"며 "시민들의 공감과 지지를 받는 형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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