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침해 당했다"…전남 모 초교 모든 교사가 '교장갑질' 폭로

입력 2018-07-15 12:08
"인권침해 당했다"…전남 모 초교 모든 교사가 '교장갑질' 폭로



(무안=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전남의 한 소규모 초등학교의 모든 교사가 1년이 넘게 학교장으로부터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폭로해 전남도교육청이 사실확인에 나섰다.

15일 전남도교육감직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전남 모 초등학교 전체 교사 6명이 최근 인수위에 교장의 인권침해 행위 등을 폭로했다.

교사들은 자신의 이름과 서명을 적은 연판장을 통해 지난 1년 반 동안 교장의 행태를 서술했다.

교사들은 A 교장이 결재 과정에서 교사들에게 고함을 지르고 인격 모독 발언, 욕설 등을 했으며 일방적으로 학년 배정 및 업무 분장을 했다고 주장했다.

A 교장은 길게는 1시간 30분까지 교사를 세워두기도 했다.

전 교직원들을 상대로 허리 숙여 인사를 하도록 하는 소위 '인사연습'을 시키며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이유로 수차례 반복하도록 했다.

교장과 교감의 주차 공간을 별도로 지정하거나 직급순대로 주차하도록 하기도 했다.

교사들은 "교장이 민주적 학교문화를 훼손하고 있다"며 "그동안 우리가 변화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하지 않아 문제가 누적되고 커졌다. 이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기를 낸다"고 호소했다.

해당 교장은 교장 자격증이 있는 교원을 대상으로 하는 초빙형 교장공모제를 통해 1년 반 전에 이 학교로 부임했다.

A 교장은 "주차 문제 등 일부는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바꿨다. 잘 해보려고 했는데 선생님들을 상처받게 만들어 미안할 따름"이라며 "개인적으로 미워해 그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인수위와 전남도교육청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조직문화 개선을 역점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고 내부 갑질·지나친 의전·접대 문화를 근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태를 두고 일각에서는 개인의 갑질도 문제지만 2년마다 공모 교장을 평가하는 과정이 정량 평가 위주이다 보니 일부 교장들이 성과 중심의 요구를 많이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수위 관계자는 "도 교육청에서 정식 조사 후 갑질이 확인되면 A 교장과 교사들을 격리 조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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