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단일팀 '북한 창구' 주정철 서기장은 왕년의 탁구 스타

입력 2018-07-15 14:12
남북 단일팀 '북한 창구' 주정철 서기장은 왕년의 탁구 스타

2003년 북한탁구협회 행정 총책임자 맡아 15년째 활동

5월 스웨덴 세계선수권-코리아오픈 단일팀 성사에 숨은 주역



(영종도=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25명의 북한 선수단을 이끌고 방남한 주정철(54) 북한탁구협회 서기장은 왕년의 탁구 스타 출신이다.

주정철 서기장은 최근 국제대회에 북한 선수단을 이끌고 단골로 참가하면서 북한 탁구 행정의 총책임자로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주 서기장은 선수로 활동할 때 북한 남자 탁구를 대표하는 3명 중 한 명이었다.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라켓을 잡은 그는 17세이던 1981년 이집트 국제청소년대회에서 남자 단식 준우승을 차지하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1980년 중반부터 북한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한때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10위에 올랐던 김성희와 세계 30위권에 들었던 '수비 전문' 이근상과 함께 북한 탁구를 이끌었다.

그는 원래 펜홀더 전형 선수였지만 셰이크핸드 전형으로 바꿨고, 많지 않은 왼손잡이 셰이크핸드 공격형이어서 북한 대표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박창익 대한탁구협회 전무는 "국가대표로 뛸 때 주정철 서기장과 비슷한 시기에 선수 시절을 보냈는데, 주정철 서기장은 왼손 공격이 매우 날카로웠다"고 떠올렸다.

그는 1991년 현역 은퇴 후 조선체육대학에서 공부한 뒤 평양시 체육단 탁구 감독과 대표팀 코치-감독을 지내고 2003년 북한탁구협회 서기장에 올랐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도 북한 선수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찾았고, 올해 5월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때는 남북 단일팀 구성 성사에 북한 창구로 활동했다.



박창익 전무는 "주정철 서기장은 스웨덴 선수권 때 국제탁구연맹의 토마스 바이케르트 회장, 한국의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단일팀 협상을 진행했다"면서 "탁구 실무에 밝고 소탈한 성격이어서 단일팀 협상에도 적극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주 서기장은 17일 대전에서 개막하는 '신한금융 코리아오픈' 남북 단일팀 성사에도 한몫을 담당했다.

국제탁구연맹은 출전 엔트리 마감 시한까지 연장해주면서 북한의 참가를 독려했고, 주정철 서기장은 ITTF와 협조해 북한이 코리아오픈에 참가하도록 행정적인 부분을 총괄 지휘했다.

박 전무는 "오늘 아침 국제탁구연맹으로부터 코리아오픈 남녀 복식과 혼합복식에서 남북 단일팀을 구성 요청을 수락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전날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하루를 묵은 주정철 서기장과 마지막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단일팀 구성이 완결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chil8811@yna.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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