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신세계 특급호텔 건립 민선 7기 '추진 동력 상실'
현안에 밀려 뒷전 "사실상 물 건너 갔다"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광주시와 광주신세계가 추진했던 특급호텔 건립사업이 민선 7기 들어 무관심 속에 사라질 처지에 놓였다.
도시철도 2호선·현대차 투자유치·어등산 개발사업 등 대형 현안들에 밀리면서 광주 유일의 특급호텔 건립사업이 아예 물거품 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15일 광주시와 광주신세계 등에 따르면 특급호텔 건립사업은 지난해 2월 광주신세계가 특급호텔과 함께 들어서는 복합쇼핑몰 판매시설 축소를 주요 내용으로 한 수정계획안을 제출한 이후 중단된 상태다.
당시 광주시는 수정계획안을 보완해 줄 것을 신세계 측에 요구했지만 신세계 측은 지구단위계획을 시에 제출하지 않은 채 1년이 넘도록 현재에 이르고 있다.
신세계 측은 인근 중소상인들의 반대로 특급호텔 사업보다 복합쇼핑몰 논란에 지역 사회의 관심이 더 쏠린 데다 대통령선거·지방선거와 맞물리면서 부담이 커져 사업 추진을 일단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이 온라인 쇼핑몰로 옮겨가면서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대한 메리트가 사라진 점도 한 이유로 보인다.
전임 윤장현 시장이 그동안 몇 차례 재추진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이후 특급호텔과 관련해 광주시나 신세계 측 움직임은 없었고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다른 현안에 묻혀 주목받지 못했다.
이용섭 시장이 당선된 후 꾸려진 광주혁신위원회에서도 특급호텔 건립사업은 관심을 끌지 못했고 현안 브리핑에도 오르지 않았다.
다만 혁신위 문화관광체육분과위원회가 "마이스 산업 활성화를 위해 특급호텔 등 부족한 관광 인프라 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원론적인 제안을 하는 것에 그쳤다.
광주시는 현재도 신세계 측 지구단위계획 제출의 필요성만 언급할 뿐 적극적인 사업 추진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애초 세계수영대회 개막에 맞춰 기획된 사업인데 이미 그 시기를 맞추는 것은 불가능해 특급호텔 사업 추진의 시급성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신세계 측은 특급호텔 건립사업을 포기했다는 말은 않고 있지만 사실상 접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근 서울에서 신세계가 추진한 대형 호텔이 2곳이나 잇따라 문을 열 예정이어서 지방 호텔에 관심을 둘 여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전임 시장이 추진했던 사업이라는 점과 무엇보다 지역 중소상인과 복합쇼핑몰에 대한 일부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정치권 등으로 신세계의 입지가 크게 좁아진 것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역 관광업계는 "신세계라는 브랜드를 놓치면 안 된다"며 여전히 특급호텔과 대형 쇼핑시설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광주시 관광협회 관계자는 "광주를 찾는 사람들을 끌어모으기 위해서는 전국 꼴찌 수준인 광주의 관광 인프라 수준을 높여야 한다"며 "외지인들이 와서 자고 먹고 물건 사는 데 돈을 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급호텔 건립사업은 현재 서구 광천동 이마트를 허물어 그 자리에 지하 5층 지상 19층 규모의 신축건물을 짓고 특급호텔과 백화점을 입점시킨다.
현재 백화점 건물은 터미널 내 유스퀘어와 연계한 영(YOUNG)관으로 운영하고 이마트는 인근에 새로 짓기로 했다.
전임 윤장현 시장의 제안으로 추진됐지만 일부 중소상인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힌 데다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결국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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