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도 MVP도 내가' 모드리치 vs 그리에즈만·음바페
'젊은 패기' 프랑스-'투지·노련미' 크로아티아, 결승 대격돌
'1998 영광 재현' vs '1998 복수혈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어게인 1998'은 프랑스와 크로아티아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나서며 공통으로 품은 꿈이었다.
20년 전 1998 프랑스 월드컵에서 프랑스는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컵 우승을 했고, 크로아티아는 깜짝 돌풍을 일으키며 역대 최고 성적인 3위를 했다.
결승에서 맞붙게 된 두 팀은 똑같이 1998년을 바라보고 있다.
프랑스는 1998년의 영광을 재현하려 하고, 이미 1998년을 뛰어넘은 크로아티아는 당시 준결승에서 프랑스에 당한 1-2 패배를 갚아주려 하고 있다.
두 나라는 오는 16일 0시(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대망의 2018 러시아 월드컵 결승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의 프랑스는 독일,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우승후보들이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살아남았고, 20위 크로아티아는 스스로 이변을 만들어내며 사상 처음으로 결승까지 왔다.
마지막 한고비를 남겨둔 두 팀의 중심에는 이번 대회에서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스타 선수들을 뛰어넘는 만점 활약을 펼친 에이스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크로아티아의 '막강 중원'을 지휘하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빛난 선수 중 한 명이다.
2골 1도움을 기록 중인 그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그 어떤 선수보다 오래 뛰고 많이 뛰었다.
만 32세의 적지 않은 나이에 172㎝, 66㎏로 축구선수로는 가냘픈 체격이지만, 3번의 연장전을 치르면서 출전시간은 604분에 달하고 뛴 거리는 63㎞에 이른다.
경기장에서 흐름을 이끌 뿐만 아니라 주장으로서 팀을 한데 묶는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
그가 결승에서 크로아티아에 첫 월드컵 우승을 안기면 이번 월드컵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은 물론, 발롱도르와 FIFA 올해의 선수상에도 바짝 다가서게 된다.
이에 맞서는 프랑스에선 앙투안 그리에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 두 공격수들이 두 번째 우승 도전에 앞장서고 있다.
그리에즈만은 준결승까지 6경기에서 3골 2도움을 기록했고 음바페는 3골을 넣었다.
프랑스의 전설 지네딘 지단과 비교되는 그리에즈만은 모드리치와 마찬가지로 2선에서 아트사커 군단의 공격을 지휘한다.
빠른 발로 전방을 누비며 활기를 불어넣는 만 19세의 '젊은 피' 음바페는 이미 이번 월드컵 신인상의 유력 후보다.
두 선수 모두 결승에서의 활약에 따라 골든볼을 노려볼 수 있다.
상반된 이력을 지닌 두 감독의 대결도 흥미롭다.
디디에 데샹 프랑스 대표팀 감독은 1998년 우승 당시 주장으로 대표팀을 이끌었던 스타 선수 출신이다.
2012년부터 프랑스 대표팀을 이끈 그는 '성공한 선수가 성공한 감독이 되기 어렵다'는 속설을 정면으로 뒤집으며 프랑스의 세대교체와 전성기 재현에 성공했다.
반면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은 선수 시절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대표팀에서도 뛴 적 없다.
그러나 동유럽과 중동 프로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명성을 쌓기 시작해 지난해 10월 안테 차치치 전 감독이 경질된 크로아티아 대표팀을 맡으며 단숨에 명장 반열에 올랐다.
극과 극의 길을 걸어 결승까지 올라온 두 감독의 러시아 동화를 어떻게 완성하게 될지 주목된다.
프랑스와 크로아티아는 1998 월드컵 맞대결을 시작으로 다섯 번 싸웠고 프랑스가 3승 2패로 앞서고 있다.
19세 음바페가 주축인 평균 연령 26세의 프랑스와 32세 모드리치가 이끄는 27.9세의 크로아티아는 '젊음'과 '경험'의 대결로도 요약된다.
그러나 크로아티아는 세 번의 연장을 거치며 프랑스보다 90분 더 뛰고도 지치지 않는 강철 체력을 보여주며 프랑스의 '젊음'에 절대 밀리지 않음을 보여줬고, 프랑스 역시 대회 내내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경험 부족 우려를 일축했다.
프랑스가 하루 먼저 결승에 선착하긴 했으나, 크로아티아는 준결승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치렀기 때문에 이동에 들일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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