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우이산 우롱차 1㎏에 2천100만원…"부자소비·환경규제 영향"
1년새 20% 가격 폭등…'원조 다훙파오' 20g 3천370만원에 경매
"中 당국, 유네스코 자연유산 지정 우이산서 불법 재배 엄격 단속"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푸젠(福建)성 우이(武夷)산에서 생산되는 우롱차(烏龍茶)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중국 부유층의 고급 차(茶) 수요가 늘어난 데다 푸젠성 당국이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명산 우이산에서의 불법 차 재배를 엄격히 단속한 데 따른 결과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 지역의 차 재배 농부인 천징시 씨가 생산하는 우롱차의 가격은 최근 1년 사이 1㎏당 10만8천 위안(약 1천815만 원)에서 1㎏당 12만5천 위안(약 2천100만 원)으로 20%가량 급등했다.
천 씨는 올해 약 800만 위안(약 13억4천만 원)가량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천 씨의 우롱차 재배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크게 늘자 3층짜리 주택을 리모델링하고 바닥에 대리석을 깔고 고급 가구를 사들였다고 FT는 전했다.
돈 많은 부유층이 많이 늘어나면서 최고급 차인 우이산 우롱차의 가격은 연간 10%가량 꾸준히 증가했다.
올해 들어 우이산 우롱차 가격이 20%가량 급등한 것은 지방 정부가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우이산의 환경보호를 위해 우롱차 불법 재배를 엄중히 단속한 데 따른 결과다.
작년 한 해 푸젠성 당국은 불법 재배되는 우롱차 나무를 공권력을 동원해 뽑아 버렸다. 전체 면적만 1천 헥타르(ha)에 이른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7년 "푸른 산과 깨끗한 물은 금과 은으로 된 산만큼 가치가 있다"며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후 푸젠성 당국은 우이산 지역에서 강도 높은 환경 단속을 펼치고 있다.
우이산 우롱차 거래상인 첸젠 씨는 "정부의 강화된 환경정책으로 우이산 우롱차 생산량은 줄어드는데 수요는 늘어나고 있다"면서 "생산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롱차는 녹차와 홍차의 중간적인 성질을 지닌 반발효차다. 우이산 우롱차가 우롱차의 원조로 알려졌다.
특히 다훙파오(大紅袍)는 최고급 브랜드로 꼽힌다. 다훙파오 차 나무의 조상은 1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원조 다훙파오 나무에서 생산된 다훙파오 우롱차는 무려 20g당 20만 위안(3천370만 원)에 경매되기도 했다. 금 24온스와 맞먹는 가격이다.
우롱차 거래상 첸 씨는 "만일 차가 1㎏당 3만 위안(약 500만 원) 이상 거래된다면, 그것은 루이뷔통과 같은 일종의 문화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중국의 작년 홍차 소비량은 약 30만t으로, 인도(100만t), 터키(32만t)에 이어 세계 3위였다.
작년 중국의 홍차 생산량도 인도, 케냐에 이어 세계 3위였다.
중국에서는 2천 년대 초 윈난(雲南)성에서 생산되는 발효차인 푸얼차(보이차) 붐이 일기도 했다. 푸얼차 가격은 2007년 거품이 꺼지면서 안정을 찾고 있다.
우이산 우롱차를 재배하는 농민들은 우이산 우롱차는 재배지역이 자연보호 지역으로 한정돼 있어 가격 상승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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