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도 뜨는 공유오피스…창업인·기업인·카공족까지 '만족'
"시설만큼은 대기업 사무실 부럽지 않아"…"큰 회사라도 개인 공간은 결국 책상 하나"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생애 첫 창업인데 제 회사를 내건 간판을 갖고 싶기도 했죠. 그런데 열흘 정도 지내보니 실속있고 쾌적한 공유오피스에 들어오기를 잘한 거 같아요."
청년창업자 김모(29)씨는 행정·금융기관과 기업 지역본부가 밀집한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 자리한 공유오피스에서 이달 초 회사를 꾸렸다.
1인 회사를 운영하는 그가 복사기·프린터·팩스 등 각종 사무기기, 빔프로젝터를 갖춘 대형 회의실, 소규모 미팅룸, 각종 음료가 비치된 카페, 독립된 개인 책상까지 갖춘 공유오피스를 이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매달 30만원 남짓이다.
광주 최대 번화가인 상무지구에서 사무실을 따로 얻었다면 건물 월세로 내야 하는 금액보다도 훨씬 적은 액수다.
"시설만큼은 대기업 사무실 부럽지 않은 거 같아요. 보안도 철저하고 관리인이 24시간 상주하니까 대접받으며 일하는 느낌이 들어요."
김씨는 창업을 준비하는 지인에게 요즘 공유오피스 입주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다닌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요와 공급 모두 증가 추세를 보이는 공유오피스가 최근 광주에서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13일 지역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광주에서는 현재 상무지구에 3곳, 옛 도심인 금남로에 2곳이 문을 열고 입주자를 모은다.
일부 공유오피스는 사무 분야만이 아니라 쇼룸과 스튜디오, 택배 지원 등 쇼핑몰 창업에 특화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소규모 업체를 운영하는 입주자들은 업무에 필요한 여러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효율성과 편의성을 공유오피스의 장점으로 손꼽았다.
초기비용이 들지 않고 보증금과 관리비가 따로 없어서 최근에는 지점이나 지사를 공유오피스에 두려는 중견기업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시설이 쾌적하고 하루 단위로 만원 꼴인 이용료 덕분에 카페에 종일 앉아 공부하는 '카공족' 또한 공유오피스 문을 열고 들어온다.
광주 상무지구에 최근 문을 연 공유오피스 업체 '더 워크'의 조창오 본부장은 "규모가 큰 회사라고 해도 개인이 일하는 자기만의 공간은 결국 책상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유오피스의 인기 요인은 업무 프라이버시를 보장하면서 사무, 휴식, 응접, 주차에 필요한 대규모 시설과 편의공간을 저렴한 비용으로 관리받으면서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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