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민족유산보호기금' 설립…국내외 유물·자금 등 기부 유치

입력 2018-07-12 17:25
北, '민족유산보호기금' 설립…국내외 유물·자금 등 기부 유치

"기증자 명의 표시판·전시회 등 우대도"…문화유산 보호사업 활발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국내 문화유산·자연유산에 대한 보호 사업을 위해 국내외에서 기부를 받아 운영되는 '조선민족유산보호기금'을 설립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조선민족유산보호기금이 설립되었다"며 '국내 기관, 기업소, 단체와 공민, 해외동포, 다른 나라 단체와 국제기구, 개별적 인사들'로부터 기부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은 "(기금은) 역사유적과 유물, 비물질 유산의 발굴과 고증, 명승지와 천연기념물의 보존, 역사박물관과 유적지들에 대한 복원과 보수 및 개건, 해외에 유출된 역사 유물의 반입 등 필요한 역사 자료와 유물, 물자, 자금을 기부받아 민족유산 보호 사업에 이바지하는 것을 사명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자적인 비영리 법인단체인 기금은 기부자들에게 기증 정도에 따라 증서를 발급해 주고 조선(북한)의 명승지, 역사박물관, 역사유적들에 대한 답사와 참관 등 다양한 형식의 평가 사업도 진행하게 된다"고 전했다.

특히 중앙통신은 기부를 많이 한 사람들에게는 '우대'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기부를 통해 보수·복원한 역사유적에 기부자의 표지판을 설치하거나, '국보'로서 의의가 큰 유물을 많이 기증했을 경우는 기증자 명의로 전시회를 열고 박물관에 별도의 전시 코너를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통신은 아울러 "기금 활동에 필요한 대외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대내외 소개 선전물들을 제작하기 위한 사업들도 추진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국가적 유산 보호를 위한 별도의 기금을 설립한 데는 대내외적으로 기부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각종 우대를 통해 문화유산 보호 사업 과정에서 대외 개방성을 높이려는 의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2014년 '아리랑'을 자신들의 첫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에 등재하는 데 성공하고, 국내에서도 천연기념물이나 비물질문화유산 등록 사업을 활발히 펴는 등 국가적 유산 보호에 최근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같은 해 10월 담화에서 문화유산·자연유산 보호 사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제기구와 다른 나라들과 교류사업도 벌여나가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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