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판에 독일-러시아 가스관사업 논란 재점화(종합)
트럼프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러시아로 가는 가스관 달러 수용못해"
美·일부 EU국 "러시아 영향력 확대 수단" 우려
<YNAPHOTO path='PXI20180712042901848_P2.jpg' id='PXI20180712042901848' title='나토 정상회의 참석한 트럼프(중앙) ' caption='[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나토정상회의에서 독일이 러시아와 체결한 '노드스트림Ⅱ' 천연가스관 사업을 콕 집어 비판하면서 이 사업을 둘러싼 유럽 내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AF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기업인 가스프롬이 추진하는 '노드스트림Ⅱ'는 러시아부터 독일까지 발트해를 관통해 이어지는 가스관을 건설하는 사업으로, 내년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기존의 '노드스트림Ⅰ' 파이프라인에 새로운 두개의 파이프라인을 더 뚫는 이 작업이 끝나면 러시아산 가스가 독일을 포함한 유럽국가로 바로 공급되며 공급량도 대폭 늘어난다.
가스프롬은 향후 20년간 유럽연합(EU)의 가스 수요가 1천200억㎥가량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연합은 현재 가스 총 수요량의 약 41%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노르웨이에서 35%, 북아프리카에서 12%, 그외 LNG 공급자로부터 12%를 수입한다.
이 사업은 시작 전부터 일부 EU 회원국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며 EU 내부 분열을 가져왔다.
관이 지나가는 영해와 맞닿은 독일, 핀란드, 스웨덴 등은 건설에 동의했으며 덴마크에선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나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이 사업을 통해 EU 내 영향력 확대를 시도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서다.
야체크 차푸토비치 폴란드 외무장관은 이날 "노드스트림Ⅱ는 유럽이 러시아에 자금을 제공하는 예시"라며 이렇게 흘러들어 간 자금이 "폴란드 안보에 반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부터 러시아가 이 사업을 유럽에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며 반대 의사를 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노드스트림Ⅱ 사업을 언급한 데는 미 기업도 이 사업의 영향을 받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러시아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싼 가격에 천연가스를 납품하면 미 기업들의 수출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미 기업들은 최근까지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된 남미와 아시아 시장에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조찬에서 노드스트림Ⅱ 사업을 거론하며 "독일이 러시아에서 60~70%의 에너지를 수입한다"고 주장하고, "독일은 러시아의 포로"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이에 독일은 가스 공급처를 다변화해왔으며 전체 에너지의 9%만 러시아로부터 조달받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새벽 트위터 계정에 "지난해 내가 방문한 이래, 나의 요구에 따라, 나토가 수십억 달러를 추가로 지출하고 있다"며 "하지만 결코 충분하지 않다"며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금 확대를 거듭 압박했다.
또 "유럽의 국경이 나쁘다"며 "러시아로 가는 가스관 달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CNN은 "(독일-러시아) 가스관은 유럽으로의 접근 확대를 원하는 미국 에너지 공급업자들에게는 차질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비판 배경을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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