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 불안한 대만, 관세대상에 IT제품 빠진 데 '휴~'

입력 2018-07-12 13:51
무역전쟁에 불안한 대만, 관세대상에 IT제품 빠진 데 '휴~'

대만 정부·기업 "영향 제한적"…악화시 중국 생산기지 이전 검토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미국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 발표로 2차 무역전쟁 포문을 열었으나 대만은 관세부과 대상에 주력 수출품인 정보기술(IT) 제품이 빠진 데 대해 안도하는 분위기다.

12일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대만 정부와 기업계는 미국이 중국산 과일, 냉장고 등 6천여 개 품목에 10% 관세를 부과키로 하고 이에 중국이 보복키로 한 것에 대해 대만 경제와 산업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왕메이화(王美花) 대만 경제부 차장(차관)은 "일단 대만 산업에는 직접적이고 뚜렷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미국의 관세부과 품목에 휴대전화, 노트북 컴퓨터 등 IT 기기가 빠진 점에 주목했다.

왕 차장은 중국에 대만 폭스콘 명의로 아이폰 공장을 둔 미국 애플의 피해 가능성을 의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대만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 좋은 소식이지만 다음 상황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의류·섬유 업종과 자전거 제조업도 중국 내수용 생산으로 이미 전환하는 등 준비를 마쳤기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 기업들은 중국에 생산라인을 두고 미국에 수출하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만은 현재 무역거래의 40%를 중국과 하고 이중 35%는 중국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쑨밍더(孫明德) 대만경제연구원 주임도 "미국의 이번 무역제재는 대만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IT 제품이 주력 품목이 아니므로 대만 산업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간에 3차 무역전쟁이 일어나면 IT 제품도 관세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만 경제는 '제한적 충격'이 아닌 '실질적 손실'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쑨 주임은 새로운 단계의 미중 무역전쟁을 예견하면서 "중국의 반격이 '관세'에 국한하지 않고 미국 여객기 구매 주문을 취소하거나 중국 내 미국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생활용품 위주인 미국의 이번 관세부과 품목에 4분기 관세가 발효되기 전에 미국 도매업체, 대형마트 등에서 대대적인 '사재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의류·섬유 제품 수입처를 동남아로 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화경제연구원 류멍쥔(劉孟俊) 제1연구소 소장은 "대만 주력산업인 IT 전자기기 부품이 이번 관세부과 품목에서 빠져 큰 영향은 받지 않겠지만 세계경제에 좋지 않은 분위기가 대만에 파급될 수있다"고 말했다.

무역전쟁 격화에 따라 최근 대만에선 중국내 생산라인을 이전하는 방안이 강력히 대두하고 있다.

라이정이(賴正鎰) 대만 전국상업총회(全國商業總會) 이사장은 중국 생산 공장의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기업 충격을 줄이려면 생산기지를 관세 제재가 없는 곳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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