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비대위원장 선임 앞두고 마지막 의총…갈등 분수령
친박·잔류파 여전히 반발…오늘 김성태 불신임 투표 제안 가능성
'비대위원장·김성태 원내대표' 체제로 갈 듯…김병준 비대위원장 유력 거론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한다.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자리지만, 이번 주말 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의총이라는 점에서 비대위 구성을 놓고 격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장을 맡은 안상수 의원은 지난 10일 준비위 회의에서 "12일 오후 의원총회에서 비대위의 기간과 권한,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초·재선 의원들은 의총에 앞서 별도 모임을 하고 당 혁신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핵심 쟁점은 비대위의 역할과 전당대회 개최 시기다.
일부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의원을 포함해 잔류파 의원들은 "비대위는 차기 지도부 선출까지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기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치와 관련 없는 분을 앉혀놓고 원내대표가 수렴청정을 하려는 게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며 "스스로 반성하고, 문제의 원인을 찾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데 그 방법이 바로 전당대회"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선거 패배든 정책 실패든 자체적 역량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문제만 생기면 바깥으로 달려가서 비대위원장을 모셔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힘있는 외부 비대위원장'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또 다른 TK(대구·경북) 지역 의원 역시 "우리 당을 위해서는 전당대회를 빨리하는 것이 좋다"며 "가능한 한 빨리 수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심재철 의원은 의원총회를 통해서 김성태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제안할 계획이다. 이날은 불신임 투표 가결이든 부결이든 김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논란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반적인 분위기는 '비상대책위원장-김성태 원내대표' 체제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어 극단적인 충돌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임위 배분 등 원내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원내사령탑을 교체하기는 쉽지 않고, 9월 정기국회를 앞둔 현시점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뽑는다는 것은 더더욱 비현실적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친박 성향 의원 등 잔류파 의원들의 공격은 당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이날 의총이 생각보다 무난하게 마무리되고, 당이 빠른 속도로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당 안팎에서는 유력한 비대위원장 후보로 '돌고 돌아'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김 원내대표 등 복당파에 상당한 거부감을 가진 친박 성향 또는 잔류파 의원들 사이에서도 김 교수라면 비대위원장으로서 큰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한 친박 성향의 의원은 "김 교수라면 정당을 알고, 정치도 알고 있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명예교수도 한국당에서 비대위원장 제안이 온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당 이재오·최병국 상임고문은 이날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인적청산은 중요한 과제지만, 인위적으로 할 수도 없고 되지도 않는다"며 "화해와 통합에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당의 개혁 방안으로 ▲ 당 대표·최고위원제 폐지 ▲ 전국위에서 당 의장 선출 ▲ 중앙당 공천기구 폐지 ▲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등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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