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고용부진에 경기요인 작용…투자위축·도소매업황 부진"(종합)
"고용 상황 엄중…미·중 무역갈등에 내수·수출 동반 부진 가능성"
"고용 단기간에 개선 어려워… 내수 활력 제고 방안 낼 것"
(서울=연합뉴스) 이 율 김경윤 기자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고용부진에 경기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작년 12월 이후 지난달까지 7개월째 한국경제의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을 유지해온 것과는 차이가 있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기재부가 오는 13일 발간하는 '최근 경제동향'(일명 그린북) 7월호에서 경기 상황 진단을 바꿀지 주목된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간담회 모두발언에서 "2월 이후 취업자 수 증가 폭이 5개월째 부진해 금융위기 이후 가장 엄중한 상황"이라며 "고용지표 부진은 국민 삶과 직결된 만큼, 우리 경제에서 매우 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용문제가 이같이 부진한 것은 생산가능인구 감소, 주력산업 고용창출력 저하 등 '구조적 요인'과 투자위축, 도소매 업황 부진 등 '경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경제수장이 고용부진의 원인으로 경기를 지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그린북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설비투자·소비는 일부 조정을 받았으나, 광공업 생산·건설투자가 증가로 전환되면서 전반적으로 회복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었다.
그린북은 국내외 경기 흐름을 분석한 보고서로 경제 상황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견해를 담은 자료로 여겨진다.
김 부총리는 "고용부진이 구조적 요인과 결부돼 있어서 단기간에 개선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 등 노동시장의 현안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기업의 심리도 다소 위축돼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세계경제를 흔들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김 부총리는 "대외적으로 미·중 간 관세부과 등 통상갈등이 심화하면 내수·수출 동반 부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세계 경제가 위축되면 대외 의존도가 높고 중국과 미국 수출 비중 높은 우리 경제에 심각한 하방 리스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저소득층지원대책에 소비 등 내수 활력을 높이는 방안을 포함하고 내년 재정지출도 확장적으로 운영하는 재정정책의 방향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근본적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혁신성장으로 가시적인 결과를 내야 한다"며 "해외에서는 다 되는데 국내에서만 이해관계 대립으로 막혀있는, 고용이 수반되는 기업투자 관련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한 첫 단추로 국회에 계류 중인 혁신성장과 규제혁신 관련법 입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회의 직후 국회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규제개혁 관련 협조를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부과 움직임과 관련해서는 이미 한미 간 자동차 관세철폐로 차별적 요소가 전혀 없기 때문에 관세부과가 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민관 합동으로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해서는 전개상황에 따른 단계적 대응방안을 마련해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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