꿋꿋이 버티던 뉴욕증시, 미중확전에 동요…다우 219P↓

입력 2018-07-12 05:26
꿋꿋이 버티던 뉴욕증시, 미중확전에 동요…다우 219P↓

5거래일만에 하락…경제호조·실적 기대에 낙폭은 제한

달러·국채 강세…국제유가는 급락세, WTI 5% 미끄러져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속에서도 최근 상승세를 이어왔던 미국 뉴욕증시가 11일(현지시간) 미중 확전 태세에 동요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중이 지난 6일 각각 340억 달러 규모의 상대방 제품에 대한 관세폭탄을 부과한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전날 2천억 달러(약 223조 원)어치에 해당하는 중국산 수입품 6천31개 품목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하고 중국도 보복을 예고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것이다.

다만 미국의 추가 관세는 2개월의 검토 기간을 거쳐 9월에 발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는 미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더 공격적으로 인상하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미중이 협상에 나섰다는 징후가 보이지 않는 것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다만 낙폭은 제한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19.21포인트(0.88%) 내린 24,700.45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82포인트(0.71%) 하락한 2,744.02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2.59포인트(0.55%) 떨어진 7,716.61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의 하락은 5거래일 만이다.

지난 5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으며, 미국이 340억 달러의 관세폭탄을 부과하고 대중 무역전쟁의 포문을 연 지난 6일에도 다우지수는 0.41%(99.74포인트), S&P 500 지수는 0.85%(23.21포인트), 나스닥지수는 1.34%(101.96포인트) 상승했었다.

미국 경제가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견조한 노동시장 지표와 2분기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가 무역전쟁 우려에 대한 '방패막이' 역할을 해온 것이다.

지난 6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문가들의 전망치(19만 개)를 웃도는 21만 3천 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된 가운데 팩트셋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S&P 500 소속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작년 동기보다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레녹스 웰스 어드바이저의 수석투자 전략가인 데이비드 카터는 이번 관세는 규모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이전의 발표들과는 다르다면서 "무역분쟁이 전면전으로 격화되면 시장에서 경제 펀더멘털보다 더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폴 애쉬워스는 "현재까지 실제 부과된 관세 규모는 무역이나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지만 현 단계에서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피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기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나 의회 내에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신념을 제어할 인사가 아무도 없고, 다른 나라들도 싸움을 피하지 않고 있다"면서 지적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6% 올랐다.

안전자산인 10년물 및 30년물 등 미 국채 수익률은 장중 각각 2.845%와 2.946%로 내렸다. 채권가격과 수익률은 반대로 움직인다.

로이터통신은 5년물 및 30년물 미 국채 스프레드는 2007년 이후 처음으로 19bp(1bp=0.01%포인트) 밑으로, 2년물과 10년물의 스프레드는 26.29bp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5.0%(3.73달러) 떨어진 70.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9월물 브렌트유도 비슷한 시각 배럴당 5.72%(4.51달러) 미끄러진 74.3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이 전날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 관세 폭탄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성장의 발목을 잡고 원유수요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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