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석탄 北 거쳐 반입…'나진-하산 프로젝트' 재추진되나(종합)
송영길 북방위원장 등 13일 방북…나진항 방문·관련 세미나 참석
2014∼2015년 3차례 시범운송…유엔 제재 예외여서 재추진 가능성
(서울·모스크바=연합뉴스) 이정진 백나리 기자 유철종 특파원 = 송영길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북방위) 위원장이 13일 1박 2일 일정으로 북한의 나진항 등을 둘러볼 것으로 전해지면서 '나진-하산 프로젝트'가 중단 3년여 만에 재추진될지 주목된다.
이 사업은 러시아산 석탄 등의 광물자원을 러시아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에서 화물선으로 옮겨 한국·중국 등으로 수출하거나, 아시아 지역 화물을 나진항을 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운송해 유럽으로 수출하기 위한 남·북·러 복합물류 사업이다.
2010년 천안함 피격에 따른 5·24조치로 모든 남북경협이 차단된 상황에서도 박근혜 정부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하나로 나진-하산 프로젝트만은 예외로 두고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에 따라 2014년 11월, 2015년 4∼5월과 11월 등 3차례에 걸쳐 시범운송도 진행됐다.
그러나 우리 정부가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2월 장거리 로켓 발사에 따라 그해 3월 '외국 선박이 북한에 기항한 뒤 180일 이내에 국내에 입항하는 것을 전면 불허'하는 해운 제재에 나서면서 나진-하산 프로젝트도 사실상 중단됐다.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유엔 차원에서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
지난해 8월 북한에 대한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 2371호가 통과됐지만, 러시아의 요청으로 제3국산 석탄을 북한 나진항을 거쳐 수출하는 경우는 제재의 예외로 인정되고 있어서다.
유엔 제재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다시 추진될 수 있는 셈이다.
북방위는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신경제구상에 따라 동해안에서 유라시아 대륙까지의 철도 연결을 골자로 한 '신북방정책의 전략과 중점과제'를 발표하고 신의주·단둥, 나선 지역과 훈춘·하산을 연결하는 경제특구 개발, 나진·하산 프로젝트 사업 등을 검토 대상으로 밝힌 바 있다.
다른 사업들은 대북제재로 인해 당장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어렵지만,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과거 추진 경험도 있고 유엔 제재에도 예외여서 우선해서 착수할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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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위원장도 지난해 7월 한 간담회에서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대해 "개성공단 복원보다도 일차적으로 이 사업을 재추진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위원장 등의 이번 방북도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재추진 가능성을 타진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송 위원장 일행은 12일 항공편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 13일 오전 열차를 이용해 나선에 들어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하산-나선을 열차로 이동한다는 점에서,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루트를 사전 답사한다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송 위원장 일행은 러시아가 주최해 나선지역에서 열리는 '남북러 국제 세미나'에도 참석할 예정인데, 이때 자연스럽게 러시아, 북측 인사들과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우리 측 관계자들이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대해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계획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방위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송 위원장의 이번 방문은 나선시에서 개최되는 러시아 측 주최 남북러 학술행사에 참석하고, 나진항 등 관련 현장을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남북 경협 재개와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달 한-러 정상회담에서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가동에 합의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도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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