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항공교통 올해 피서철에도 혼잡…승객 '짜증'
오전 한때 항공기 몰려 이착륙 지연, 해마다 연휴·관광성수기 포화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제주국제공항 항공교통 혼잡이 관광 성수기나 연휴 때마다 반복돼 이용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11일 오전 제주공항 활주로는 이·착륙하는 항공기들로 붐볐다.
이륙하려는 항공기들은 활주로 주변 유도로에서 대기하며 차례차례 순서를 기다렸다.
도착 항공기들도 활주로가 비어 착륙 순서가 될 때까지 상공을 맴돌았다.
피서철 관광 성수기를 맞아 하루에 4만명에 가까운 관광객이 제주를 찾으면서 소위 '황금 시간대'에는 항공편 운항이 몰리고 있다.
이로 인해 이날 오전 8시께 서울로 가려던 대한항공 KE1202편이 다른 항공기의 이착륙으로 활주로가 혼잡해 30분 지연 출발했다.
이 항공편 승객들은 항공기가 지상 이동 후 활주로 부근에서 대기하며 이륙 순서를 기다렸다.
이스타항공 ZE702편도 공항 혼잡으로 인해 30여분 지연 출발했다.
이날 오전 8시대에는 제주공항 활주로의 슬롯(SLOT·시간당 이착륙 횟수)이 최대치인 36회를 기록했다.
8시대 60분 동안에는 항공기가 1분 40초당 한 대꼴로 이륙하거나 착륙한 셈이다.
포화에 다다른 제주공항에서는 이런 혼잡이 매해 연휴나 관광 성수기에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9월 30일 추석 연휴에도 항공편이 몰리면서 활주로 혼잡이 발생해 지연 운항이 속출했다.
2016년과 2015년에도 연휴 때마다 항공 교통량이 운항 가능한 최대 한계치에 이르렀다.
항공기 1편이 지연될 경우 다음 연결 항공편도 순차적으로 지연돼 무더기 지연사태로 번지기도 한다.
제주공항의 연간 항공기 이·착륙 횟수는 2016년의 경우, 17만2천743회로 제주공항 수용 최대치인 17만2천회를 넘었다.
지난해엔 15만9천691회로 줄긴 했지만, 연간 수용 최대치의 92.5%에 이르는 등 여전히 포화 상태다.
이·착륙 횟수는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 중 제주공항이 가장 많다.
이 같은 포화 현상으로 인해 제주공항 이용객들은 이·착륙 시각을 마냥 기다리는 불편을 감수하게 된다.
제주지방항공청 관계자는 "제주공항 혼잡 현상으로 인한 지연은 항공기 이·착륙 시 외에도 승객들이 항공기에 오르거나 반대로 항공기에서 내릴 때도 발생하는 등 광범위하다"고 말했다.
제주공항 측은 단기 포화 해소 대책으로 활주로 수용 능력을 시간당 40회, 현재보다 4회 더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속탈출유도로 증설, 이륙 대기구역 신설, 주기장 확장 등의 공사가 진행 중이다.
주기장 부족에 따른 지연을 최소화하려고 공항 내 녹지를 주기장 용지로 쓰기로 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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