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많은 울산 세인고, 이번엔 학교장 직위해제 '내홍'

입력 2018-07-11 14:37
탈 많은 울산 세인고, 이번엔 학교장 직위해제 '내홍'

사학법인, 학교장이 '공립화 포함 학교 이전' 거론하자 징계위 회부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학교 이전 추진과 번복, 전 이사장 비위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울산 세인고등학교(옛 홍명고)가 이번에는 학교 이전과 공립화 전환 등을 놓고 학교법인이 학교장을 직위 해제하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서휘수 전 세인고 교장은 11일 울산시교육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10일 학교법인인 울산학원으로부터 직위 해제됐다"면서 "이는 민주적 학사운영을 방해하고 학교장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인은 특히 내가 공립화 전환을 포함한 학교 이전을 거론한 것을 문제 삼았다"면서 "학교발전을 위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은 학교장의 책무인데 왜 징계 대상이 돼야 하는가"라며 반발했다.

이에 대해 류명수 울산학원 이사장은 "울산시의 산업단지 조성과 맞물린 학교 이전 문제는 현재 순탄하게 추진 중이고, 곧 산단 개발사업자가 선정되면 연말까지는 교육청에 학교 이전을 신청할 예정이다"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학교 이전이나 공립화 전환 등을 말할 위치가 아닌 학교장이 불필요한 말을 자꾸 해 징계위원회에 회부하고, 징계가 결정될 때까지 직위를 해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갈등에 대해 시교육청 측은 "사립학교의 학교장 임용권은 전적으로 학교법인 이사장에게 있어서 (직위해제와 관련해) 특별히 개입하거나 중재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갈등의 핵심 쟁점은 '공립화 전환'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세인고는 개발이 예정된 산단 부지에 포함돼 있어 학교 이전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유력한 이전지로는 북구 강동지구와 송정지구가 꼽히는데, 울산학원 측은 땅값 등을 고려했을 때 송정지구가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서휘수 전 교장 등은 이전과 함께 공립화 전환이 전향적으로 검토돼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법인 측은 사립학교 유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울주군 청량읍에 있는 세인고는 교통이 불편한 데다 공단과 인접한 입지 등으로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한때 학교를 2015년 3월까지 범서읍 천상리로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됐으나, 전 이사장의 과거 비위 사실을 문제 삼은 천상리 주민의 반대와 학교 부지 매각대금 문제 등으로 무산됐다.

이후 학교명을 홍명고에서 세인고로, 학교법인명을 태화학원에서 울산학원으로 각각 변경하는 등 이미지 쇄신을 꾀하기도 했다.

그러나 열악한 학습 환경과 노후한 시설 등으로 학생과 학부모들의 원성은 여전하다.

학부모들은 "공단 소음과 공해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장마철에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는 학교 건물은 폐공장 수준으로 방치돼 있다"면서 "학교 이전이든 공립화 전환이든 오직 학생의 생활권과 학습권 개선에 초점을 맞춰 의견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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