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네팔 한글학교 김은영 교사 "양국 잇는 인재 육성"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네팔인들은 외국에 나가 일하고 싶은 1순위로 한국을 꼽습니다. 한류 영향도 있어서 한국을 친근하게 느끼는 이곳에서 자라는 한인 차세대에 자부심을 심어주고 정체성 확립을 돕는 데서 보람을 느낍니다."
네팔 유일의 한글학교인 카트만두 한글학교에서 22년째 교사로 재직하는 김은영(47) 씨는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자신의 일에 대해 이같은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2∼9일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한 '한글학교 교사 연수' 참가차 방한했다.
공주대 영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96년 한국국제협력단의 해외 봉사단으로 네팔에 첫발을 디딘 그는 한국에서 선교사로 파견 된 남편을 만나 현지에 정착했다.
봉사단으로 가자마자 한글학교 교사를 맡아 주말마다 아이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쳤고, 1996년 네팔 언어대학에 한국어과 개설에 앞장서 2년간 한국어 강의도 진행했다.
낙후된 교육환경과 가난 등으로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한 현지 아이들을 도우려고 남편과 함께 현지 학교와 보육원을 세웠고 매주 한국어 수업 봉사에도 나서고 있다.
그는 한글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가장 기뻤던 일이 "지난 5월에 신축한 교사로 입주한 일"이라고 털어놨다.
2015년 대지진으로 학교 건물이 일부 파손되거나 금이 가면서 운동장에 세운 임시 막사에서 수업을 진행해왔는데 재외동포재단의 지원으로 학교를 새로 지었다.
김 교사는 "한인타운 근처에 대지를 새로 마련해 2층 건물로 지은 학교는 건평 640㎡에 14개 교실과 도서실·교무실·화장실 등을 갖췄고 지진에 강한 건축 공법과 자재를 사용해 아이들이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게 됐다"며 "학부모와 함께하는 운동회 등 각종 행사도 거뜬하게 치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학교는 학생 80여 명과 교사 18명에 초등·중등과정이 개설돼 있고 최근에는 고교 1학년 과정도 개설했다.
그는 "교사들 대부분이 학부모라 내 자녀를 가르친다는 마음으로 교육에 나서고 있다"며 "지진 후 3년이 지났어도 아직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위해 외부 강사 등의 도움을 받아서 정신 상담, 미술치료, 음악치료 등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네팔에 부는 '코리안 드림'에 대해 그는 "카트만두 시내에 사설 한국어학원이 100여 개에 이를 정도"라며 "언어대학의 한국어과도 처음에는 학생 모집이 잘 안 됐지만 지금은 가장 인기 있는 학과가 됐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김 교사는 "네팔이 현재는 아시아 최빈국이지만 인도와 중국 사이에 놓여있어서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큰 나라"라며 "한인 차세대가 양국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인재가 되도록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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