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법원, 푸지데몬 등 분리주의자 6명 의원직 정지
독일 도피 중인 푸지데몬 "사법부가 정치관여" 비난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 대법원이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추진하다가 해임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자치정부 수반 등 정치인 6명의 의원직을 정지시켰다.
대법원은 10일(현지시간) 푸지데몬과 다른 5명의 카탈루냐 자치의원들이 작년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주도하다가 '반역죄'로 기소된 것을 이유로 이들의 자치의원직을 정지시켰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푸지데몬 등 6명은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 자치정부·의회를 해산한 뒤 작년 12월 이 지역에서 실시한 조기 선거에 출마해 다시 당선된 이들이다.
현재 스페인 검찰이 반역죄를 적용해 수사 중인 카탈루냐 분리주의 정치인은 푸지데몬을 포함해 총 25명으로 이 중 13명이 기소됐다.
푸지데몬은 작년 비공식 주민투표 결과를 바탕으로 카탈루냐 독립공화국을 선포한 직후 벨기에 브뤼셀로 도피했다가 현재 독일에 체류 중이다. 수사를 받는 다른 이들 대부분은 구속돼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이들이 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유지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카탈루냐 분리주의 정파가 자치의회(전체 135석)의 과반인 70석의 현 의석수를 유지하려면 이들의 의원직을 대신할 인물을 새로 내세워야 한다.
푸지데몬은 법원 결정이 나오자 자신의 트위터에 "국가의 민주주의 수준을 보여주는 결정이다. 시민의 투표권이 정치에 관여하는 사법부에 의해 산산조각이 났다"고 비난했다.
대법원 결정은 스페인 정부와 카탈루냐 자치정부 간에 '해빙' 기류가 막 태동할 즈음 나온 것이다.
한 달 전 거의 같은 시기 취임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킴 토라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지난 9일 마드리드의 총리 집무실에서 전격 회동했다.
스페인 총리와 카탈루냐 수반이 양자회담을 한 것은 2년 만에 처음이다.
이들은 카탈루냐 독립 추진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놓고 서로의 입장차를 재확인했지만, 공동 각료회의를 7년 만에 부활시키기로 하는 등 대화 가능성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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