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서 10년간 출퇴근 도장만 찍은 공무원 '파면'

입력 2018-07-11 00:29
스페인서 10년간 출퇴근 도장만 찍은 공무원 '파면'

법원기록보관소 직원 10년간 사실상 근무 안해…연봉은 6천500만원

"난 개처럼 일했다" 최근 방송에 출연 반박, 선처 호소하기도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에서 연 5만 유로의 연봉을 받으면서 10년간 단 하루도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해고된 전직 공무원이 "나는 개처럼 일했다"며 반박하고 나섰다.

10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 스페인언론에 따르면, 스페인 발렌시아시의 법원 기록보관소 공무원이었던 카를레스 레시오는 10년간 단 하루도 출근하지 않은 사실이 발각돼 1년 전 파면됐다.

그는 아침 7시 30분에 일터로 가 출근부를 작성하고 곧바로 다시 나간 뒤 오후 4시에 다시 들러 퇴근부만 쓰고 귀가하는 생활을 10년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법원 기록보관소에서 부서장까지 맡았지만, 발렌시아 시청에 정기적으로 제출해야 할 보고서도 10년간 단 한 건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보다 못한 직장동료들은 1년 반 전 상부에 이런 문제를 제기했고, 당국은 레시오가 지난 10년간 사실상 근무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그를 파면했다.

레시오의 연봉은 약 5만 유로(6천500만원 상당)였다.

하지만 그는 최근 방송에 나와 "나는 개처럼 일해 왔다"고 반박했다.

라 섹스타 방송에 출연한 그는 사무실 밖에서 주로 법률 분쟁을 조정하고 정치인들의 자문에 응하는 등의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신이 출근하지 않은 것은 직장동료들의 따돌림과 괴롭힘 때문이었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최근 스페인 법원은 레시오가 실제로 출근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있었고 상당 기간 직무를 수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해 향후 10년간 공무원이 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했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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