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도 못 웃는 中국부펀드…'무역전쟁 탓 美투자 막힐라'

입력 2018-07-10 10:49
호실적에도 못 웃는 中국부펀드…'무역전쟁 탓 美투자 막힐라'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운용 자산이 1천조원대에 달하는 중국 국부펀드가 작년 양호한 투자 실적을 올렸지만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향후 해외 투자처 선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중국투자공사(CIC)는 9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2017년 투자 순수익이 1천36억 달러(약 115조원)로 전년보다 37.6% 증가했다고 밝혔다.

작년 말 기준 CIC의 총자산은 9천414억 달러(약 1천45조원)에 달했다.

해외투자 수익률도 양호했다.

작년 해외투자 수익률은 17.5%였는데 이는 2008년 CIC 창사 이래 최고치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CIC가 향후 핵심 투자처인 미국 투자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CIC는 전체 자산 중 43.6%를 상장 주식 형태로 갖고 있는데 이 중 절반이 넘는 52%가 미국 주식이다.

또 CIC는 총자산의 39%를 비상장사 주식, 부동산, 사모·헤지펀드 등 대체투자 영역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 정부가 기술 유출, 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중국 자본의 미국 기업 투자 제한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고객들의 개인 정보가 중국 당국으로 넘어갈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중국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인 앤트 파이낸셜이 미국 송금 업체 머니그램을 인수하는 것을 막기도 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할수록 중국 자본의 미국 투자 길이 더욱 막힐 수 있다는 점에서 CIC가 향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처인 미국에서 유망한 투자 대상을 찾기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이미 올해 들어 CIC의 해외투자는 위축세를 보인다.

톰슨 로이터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CIC는 해외 인수합병에 66억 달러(7조3천억원)를 들였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 230억 달러보다 71%나 급감한 수치다.

CIC는 막대한 중국의 보유 외환 투자처를 다변화하자는 취지로 2008년에 설립됐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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