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구조까지 5명 남았다…태국 동굴소년 이틀간 8명 생환(종합)
당국, 이틀째 4명 추가 구조 작업 종료…생환자들 헬기편으로 병원 후송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전 세계의 이목을 끈 태국 치앙라이주 탐루엉 동굴 구조 현장에서 이틀간 8명의 생존자가 기적과도 같은 생환 드라마를 연출했다.
이제 동굴에 갇혀있는 5명만 더 구해내면 태국 당국은 '전원구조'라는 빛나는 성과를 달성하게 된다.
9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구조당국은 이날 치앙라이주 매사이 지구의 탐루엉 동굴에서 4명의 생존자를 추가로 구해냈다.
이로써 전날 구조된 4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8명의 생존자가 동굴을 탈출했다.
동굴 안에 남아 있는 5명만 추가로 빼내면 지난달 23일 동굴에 들어갔던 유소년 축구팀 선수와 코치 13명을 모두 구하게 된다.
구조 이틀째인 이날 첫 추가 구조 소식은 오후 4시 45분께 전해졌다. 이어 오후 6시 20분과 30분에 2명이 잇따라 동굴 밖으로 무사히 빠져나왔고 6시 59분께 8번째 생환자 소식이 이어졌다.
태국 네이비실 사령관의 보좌관은 "오늘 4명의 소년을 동굴에서 구해냈다. 오늘 구조작업은 종료됐다"고 말했다.
네이비실은 또 페이스북 메시지를 통해 "1번부터 8번 멧돼지(소년들이 속한 축구팀 이름)를 거론한 뒤, 이틀간 8명"이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당국은 아직 구체적인 구조 재개 시점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공기통 충전 등을 위해 10시간가량의 휴식기를 가졌던 전날 상황을 고려할 때 10일 오전 중 나머지 5명을 구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생환자들은 동굴 근처 의료진 텐트에서 몸 상태를 점검받은 뒤, 곧바로 인근에서 대기하던 헬기를 타고 치앙라이 시내 쁘라차눅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장에서는 구조대원들이 생환자들을 들것에 실어 구급차로 옮기는 장면과 구급차가 급히 출발하는 모습, 구조용 헬기가 이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러나 추가로 생환한 4명의 건강상태가 어떤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구조현장을 지휘하는 나롱싹 오솟따나꼰 치앙라이 지사는 이날 낮 브리핑을 통해 "오전 11시부터 구조작업이 재개됐다. 오늘은 구조속도가 빨라진 만큼 몇 시간 안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나롱싹 지사가 밝힌 구조 개시 시점부터 채 6시간이 지나지 않아 첫 추가 구조자가 나왔다. 따라서 7시간 이상 걸린 전날보다 구조 시간이 1시간 이상 단축된 셈이다.
치앙라이의 '무 빠'(야생 멧돼지) 축구 아카데미 소속 선수 12명과 코치 1명은 지난달 23일 오후 훈련을 마치고 동굴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내린 비로 동굴 내 수로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고립됐다.
이들은 태국 네이비실 잠수대원들과 함께 동굴 내부를 수색하던 영국 동굴탐사 전문가 2명에 의해 실종 열흘째인 지난 2일 밤 동굴 입구로부터 5㎞가량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이후 태국 네이비실 잠수대원과 의사 등이 동굴 내부로 들어가 음식 등을 제공하고 다친 아이들을 치료했다.
또 당국은 동굴 안에 가득 찼던 물을 빼내 수위를 낮추는 한편 아이들이 침수구간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수영과 잠수장비 사용법을 가르쳤다.
구조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던 지난 6일에는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태국 네이비실 예비역 대원인 사만 푸난(37)이 동굴 내부 작업 도중 산소 부족으로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된 뒤 사망했다.
당국은 우기를 맞아 추가로 폭우가 내릴 것을 대비해 8일부터 본격적인 구조작업에 착수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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